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만나 용산공원 부지 주택 공급 문제를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두 사람은 다음주 다시 만나 결론을 내기로 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 시장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주택 문제에 대해 의견을 많이 나눴지만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며 “대화를 계속하기로 하고 다음주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핵심 쟁점은 용산공원 부지 일부에 청년·신혼부부용 주택을 짓는 방안이다. 김 장관은 “저는 찬성이지만, 오 시장은 반대”라며 “오 시장이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공원이 보존돼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이미 훼손된 곳을 중심으로 주택을 지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용산공원 전체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용산공원을 다 개발하려 한다는 오해가 있다”며 “장교 숙소로 쓰던 곳처럼 이미 건물이 있는 부지 정도라면 가능하다는 것이 정확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공급 물량에 대해선 “아직 검토하지 않았다”고 했다. 토양 정화 비용 추계에 대해서도 “미리 결론을 내고 하는 것이 아닌 만큼 논의 과정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용산공원은 주한미군 기지 반환 부지에 조성 중인 국가공원이다. 공원조성지구 면적은 약 300만㎡다. 여기에 캠프킴·유엔사·수송부 등 주변 산재부지 약 18만㎡가 별도로 있다. 산재부지는 특별법상 주거·상업·문화시설을 갖춘 복합개발이 가능하지만, 메인포스트·사우스포스트 등 본체부지는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따라 공원 외 목적으로 용도를 바꾸거나 매각할 수 없다. 훼손된 땅이라도 본체부지에 주택을 지으려면 관련 법을 고쳐야 한다. 국회에는 반환이 끝난 부지부터 구역별로 조성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정부가 용산 부지를 다시 꺼내 든 것은 서울 도심에 새로 풀 수 있는 땅이 마땅치 않아서다. 국토부는 8·13 대책에서 신규 택지 10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상당수 물량의 입지를 공개하지 않았다. 미공개 물량 상당 부분이 서울에서 나와야 하는 만큼 반환 미군기지 부지가 후보로 거론돼 왔다.
국토부는 우선 공론화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위원회를 만들 수도 있고 토론회를 열 수도 있다”며 “공론화 과정에서 안이 올라오면 그것을 갖고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가 반대 입장을 유지해도 공론화를 시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다음주에 만나서 얘기해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무조건 해제하자는 것이 아니라 비닐하우스가 들어선 훼손지를 제한적으로 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물량도 이날 논의됐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국토부는 이곳에 1만가구 안팎을 공급하는 방안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장관은 물량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의제를 오늘 쭉 얘기했으니 다음에 만나 다시 정리하자고 한 것”이라며 “다음주에 만나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시가 요구해 온 재건축·재개발 관련 사안도 의견을 교환했지만 마무리되지 않았다. 김 장관은 “양쪽 입장을 정확하게 알게 됐으니 고민해서 다음주에 결론을 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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