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하다하다 '이것'까지 늙었다"…이러다 다 사라질 판 '발칵' [도쿄나우]

입력 2026-08-24 06:44   수정 2026-08-24 07:15

"日, 하다하다 '이것'까지 늙었다"…이러다 다 사라질 판 '발칵' [도쿄나우]



“하다하다 차 나무도 늙었다…”

세계적인 말차 열풍으로 일본 녹차 수출이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일본 내 차밭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농가와 차나무의 고령화, 후계자 부족이 겹치면서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50년 차밭 면적은 지금보다 80%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25년 일본 주요 차 산지의 차밭 면적은 2만5400헥타르까지 감소했다. 현 추세대로라면 2050년에는 약 5000헥타르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차 산지인 시즈오카에서도 방치된 차밭이 빠르게 늘고 있다. 시즈오카시 아오이구 우치마키강 주변에서는 관리되지 않은 차나무가 3m 높이까지 자라 숲처럼 변한 곳도 나타났다. 이 지역 차농협 조합원은 1990년대 후반 약 110명에서 현재 23명으로 줄었다.

가장 큰 문제는 농가 고령화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26년 농업을 주업으로 하는 기간 농업종사자 약 98만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80%에 육박한다. 장기간 이어진 일본 차 소비 감소도 후계자 부족을 심화시켰다.

차나무 자체의 노령화도 심각하다. 일본 전체 차밭의 약 40%가 수령 30년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차나무의 경제수령은 35년 안팎으로, 이 시기를 넘기면 수확량과 품질이 떨어져 폐원이나 방치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최근 세계적인 말차 붐은 침체된 일본 차 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말차 라테 등 카페 음료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부터 찻잎 부족과 가격 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25년에는 말차를 포함한 일본 녹차 수출량이 약 70년 만에 1만t을 넘어섰다. 일본 정부도 농가 지원을 확대하며 일반 센차 생산에서 말차 원료인 ‘텐차’ 생산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생산 전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가고시마현이다. 평탄한 차밭이 많아 대형 농기계를 활용한 생산 효율화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현지 하마다차업은 지난 3월 약 6억엔을 투입해 연간 200t 규모의 말차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신설했다.

하지만 말차 가격이 지나치게 오를 경우 수요 자체가 꺾일 가능성도 있다. 중국이 저가 대량생산을 앞세워 세계 말차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는 점도 일본에는 부담이다. 일본 내 차밭 감소가 계속되면 생산비용이 더 올라 세계적인 말차 붐의 과실을 중국 등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각 지역은 젊은 차농가 육성과 생산성 향상에 나서고 있다. 교토부는 신규 취농자를 대상으로 2년간 차 재배와 경영을 가르치는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사가현은 드론으로 찻잎 생육 상태를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는 1200년 넘게 이어진 일본 차 문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말차 수요 증가에 기대기보다 후계자 육성과 기계화, 디지털 기술 도입 등을 통해 차밭 자체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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