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의 최근 조사에서 서울에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폭락하자, 여권이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3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부동산 세제개편안과 관련해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을 확대하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부는 3일 2026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 한도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고,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 한도는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20일 만에 이 방침이 뒤바뀌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 한도를 다시 높이고 세 부담 상한도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책 수정의 배경에는 여당 내 집단 반발이 있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1가구 1주택은 비거주자도 보호해야 한다"며 이번 실거주 중심 개편안을 비판했고, 김영배 의원(서울 성북갑)은 "1주택 비거주 문제를 포함해 보유세와 양도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훨씬 더 많았다"며 정부의 이번 개편안에 전반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 같은 정책 변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24일 SNS에서 1920년 미국의 금주법을 사례로 들면서 "술이 개인과 가정을 무너뜨린다는 진단은 틀리지 않았지만, 술은 사라지지 않았다"며 "밀주가 생기고, 조직이 생기고, 13년 뒤 미국은 스스로 그 법을 폐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규제를 벌해서 규제를 없애지는 못한다"는 핵심 교훈을 강조했다. 이는 정부의 1주택자 보호 정책이 오히려 '똘똘한 한 채' 같은 시장 왜곡을 초래했고, 이를 다시 규제로 해결하려는 악순환을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도 문제 삼았다. 세제개편안 발표 1주일 전인 7월 27일 개혁신당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보유세 강화 반대가 50.2%, 보유세가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54.2%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반대(75.4%), 보완수사권 폐지법 거부권 행사 필요(59.6%), 미국 투자 협상 내용 공개(68.4%) 등 국민 다수 의견이 명확했음에도 이를 참고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세제개편안 발표 나흘 만에 ISA 개편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대통령 지시로 정책이 단기간에 무너지는 현상도 지적했다.
그는 "이런 결과를 참고만 했더라도 민심의 역풍을 맞지 않았을 것"이라며 "물론 국민 다수가 반대해도 해야 하는 일은 있다. 그때 필요한 것이 설득이고, 설득에 필요한 것이 시간인데 이 정부에는 시간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계엄이 남긴 폐허 위에서 이재명 정부는 설득하지 않아도 되는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그것은 계엄의 반대급부였지 쌓아 올린 신뢰가 아니다"며 "이제 국민은 계엄을 이유로 참아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태가 정부의 경제 철학인 '호텔경제학'의 "아니면 말고"라는 가벼움을 드러낸 것이라고 봤다. "계약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가벼움이자 단기 효과만 보고 빠지면 된다는 근시안"이라며 근본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이건 20여 일짜리 대선 전략일 수는 있어도 5년의 정권을 지탱하는 정책일 수는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매번 정책이 발표되자마자 단명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정책을 입안하기 전에 야당 의견을 국회에서 진지하게 들어볼 때"라고 이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6주 연속 하락해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2.8%포인트 내린 40.2%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56.9%로 직전 조사 대비 2.8%포인트 상승해 4주 연속 오차범위(95% 신뢰 수준에 ±2.2%포인트) 밖에서 긍정 평가보다 우세했다.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0%였다. 인천·경기에서 2.3%포인트 하락한 39.2%를 기록했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응답률은 3.2%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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