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협의 패싱’ 대법관 서면제청에 대한 대응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손봉기 후보자만 반려하는 방안과 일괄 반려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가운데, 조 대법원장의 자진 철회 가능성과 여론 흐름도 함께 지켜보는 분위기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이 추천한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의 처리 문제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대법관 협의 관례를 거치지 않은 서면제청을 두고 "전례가 없었던 헌정사 초유의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통령의 임명권이 무시됐다는 문제의식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관 증원법에 따라 이재명 대통령 임기 중 추가로 22명의 대법관을 임명해야 하는 만큼 잘못된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김성수 후보자와 손 후보자를 분리해 처리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전 협의를 통해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김 후보자는 제청 절차를 진행하고 손 후보자만 반려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대법관 임명 지연에 따른 재판 공백 책임론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조 대법원장의 책임을 부각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후보자를 국회로 보내 부결시키는 방안도 있다. 다만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방식이 '대통령 패싱'을 사실상 받아들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의 헌법상 임명권을 무시한 일방 제청을 용인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이유다.
반대로 일부 또는 전체 후보자를 반려할 경우에는 대법원장의 임명제청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청와대는 이런 후폭풍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국회 송부 절차의 명확한 기한도 규정돼 있지 않아 결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손 후보자에 대한 제청을 반려당한 이후에도 다시 협의 관례를 거치지 않고 제청할 가능성까지 고려하고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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