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8% 폭락…110조 역대급 돈잔치에도 주가 무너진 이유 [종목+]

입력 2026-08-24 14:12   수정 2026-08-24 14:20

삼성전자 8% 폭락…110조 역대급 돈잔치에도 주가 무너진 이유 [종목+]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주요 삼성그룹주가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90조~110조원의 주주환원 재원을 제시했지만 시장이 기대한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와 집행 시점이 구체화되지 않으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오후 1시37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8.70% 내린 25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21일 27만원에 마감한 주가는 하루 만에 26만원 선마저 내줬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7.73% 하락한 19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그룹주도 낙폭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은 10.81% 급락한 29만3000원, 삼성물산은 7.84% 내린 36만4500원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증시 반도체 랠리를 이끌었던 SK하이닉스도 2.02% 내린 169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련주의 급락은 코스피 전체를 끌어내리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4.56포인트(3.28%) 하락한 6708.39를 기록 중이다. 이날 6881.07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낙폭을 확대하며 6700선까지 내줬다가 소폭 반등했다.

이번 하락의 배경에는 삼성전자가 제시한 주주환원 재원의 집행 방식에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2026년 주주환원 재원이 90조~1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정규 분기배당 2조4500억원과 추가 현금배당 27조5500억원 등 약 30조원은 올해 3분기에 지급한다.

나머지 재원은 현금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소각에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추가 환원의 방식과 시기는 오는 10월 공개하고, 정확한 규모와 집행 방식은 내년 1월 확정하기로 했다. 전체 재원은 공개됐지만, 주가에 직접 영향을 줄 자사주 소각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셈이다.

자사주 소각 규모가 제한될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도 나왔다. DS투자증권은 24일 보고서에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 합계가 10% 수준에 가까워졌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보통주를 추가로 매입해 소각하면 두 금융계열사의 지분율이 높아져 금산법에 따른 추가 승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삼성전자의 잔여 주주환원 재원 60조~80조원 가운데 자사주 매입·소각에 투입될 금액을 10조~20조원으로 추정했다. 나머지는 현금배당으로 집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는 삼성전자가 확정한 집행안이 아니라 DS투자증권의 전망이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회사가 보유 주식을 없애 주식 수를 줄이는 방식이어서 주당순이익과 주당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현금배당은 주주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한다. 따라서 주주환원 총액이 90조~110조원으로 제시됐더라도, 자사주 소각 규모가 시장 예상보다 작으면 주가에 반영되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이 단기적인 수급 현상일 뿐, 중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 재평가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가 올해 예상 영업이익(380조원)을 바탕으로 막대한 현금 창출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향후 3개년(2027~2029년)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잉여현금흐름(FCF)의 50% 환원 기조가 유지될 경우 최소 600조원 이상의 재원이 확보될 수 있는 만큼 단순 경기민감주에서 장기 복리 투자자산으로 진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여기에 앤트로픽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메모리 공급 점유율 1위 수혜와 2나노 공정 기반 차세대 AI 칩 수주 가능성 등 펀더멘털 측면의 모멘텀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두 반도체 대기업의 환원 정책 차이가 기업별 경영 환경에 따른 선택일 뿐이라며, 향후 배당 매력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과 10월 및 내년 1월로 예정된 세부 환원 방안 공시가 주가 반등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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