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뮤지컬, 런던 공략 가속화…현지화 넘어 신작까지 제작

입력 2026-08-24 15:43   수정 2026-08-24 15:45

K뮤지컬, 런던 공략 가속화…현지화 넘어 신작까지 제작



한국 뮤지컬 제작진이 뉴욕과 함께 뮤지컬 본고장으로 꼽히는 런던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발성 해외 공연을 넘어 작품 개발과 제작 단계부터 영국 시장에 깊숙이 들어가는 모습이다.

24일 공연업계에 따르면 창작뮤지컬 ‘유앤잇(YOU&IT)’이 지난 20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영국 런던 킹스헤드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아내를 잃은 남편 규진이 아내 미나의 모습과 기억을 재현한 인공지능(AI)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2019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서 창작뮤지컬상을 받은 뒤 2021년 대만 라이선스 수출과 2024년 에든버러 페스티벌 등을 거쳐 런던 극장에 입성했다. 올리비에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프랜시스 메일리 매캔과 재커리 팡이 각각 미나와 규진을 맡았다.

작곡가이자 공동 극작가인 이응규 EG뮤지컬컴퍼니 대표가 영국 제작사와 함께 약 4년 동안 영어 버전을 개발했다. 현지화 과정에선 시행착오도 겪었다. 처음에는 대구 북성로였던 배경을 런던의 한 거리로 옮기고 미나와 규진 이름도 영국식으로 바꿨다.

하지만 개발을 거듭한 끝에 한국적인 세계관은 그대로 두되 현지 관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을 풀어 설명하는 방향으로 바꿨다. 아기의 태명 ‘돌쇠’와 ‘흙’도 그대로 나온다. 이 대표는 “4년 동안 작업해보니 우리 작품의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공연 시작한 지 며칠 되진 않았지만 분위기는 좋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제작사가 글로벌 신작 개발에 직접 뛰어드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오는 11월 2일부터 12월 5일까지 런던 사우스워크 플레이하우스 엘리펀트에서 신작 뮤지컬 ‘네로(NERO)’를 선보인다. 토니 어워즈 수상 경력이 있는 극작가 스티븐 세이터와 작곡가 던컨 시크, 연출가 린지 포스너가 참여한다.



극작가 스티븐 세이터가 2006년 처음 구상해 2015년까지 두 차례 워크숍을 진행한 뒤 중단됐던 작품이다. 신시컴퍼니가 메인 프로듀서로 합류하면서 개발이 다시 시작됐다. 신시컴퍼니가 워크숍과 쇼케이스, 이번 런던 트라이아웃 제작비을 부담하면서 탄력이 붙었다.

영국 시장을 노리는 국내 제작사의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앞서 뮤지컬 ‘마리 퀴리’도 2024년 6~7월 런던 채링크로스 시어터에서 현지 배우와 제작진이 참여한 영어 버전으로 두 달간 공연된 바 있다.

한국 뮤지컬 제작사들이 런던을 주목하는 것은 브로드웨이에 비해 제작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으면서도, 세계 각국의 관객과 공연 관계자가 모이는 만큼 작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시험하기 좋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 뮤지컬 업계 관계자는 “수백 석 규모의 오프-웨스트엔드 극장에서 관객 반응을 살피며 작품을 잘 다듬으면 세계 각국에 본격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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