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반지는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물건 중 하나다. 손가락 한 마디를 겨우 감싸는 작은 크기 안에 두 사람의 지난 시간과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담는다. 의미가 큰 만큼 결혼반지를 고르는 일은 쉽지 않다. 설렘과 함께, 평생 한 번뿐이라는 생각에 “절대 실패하면 안 된다”라는 부담감이 따라온다. 여기에 한정된 예산이라는 현실적인 고민도 존재할 것이다.
두 사람이 함께 고르는 물건이라는 점도 선택을 어렵게 한다. 이 긴장되는 선택의 무게를 덜어내는 방법의 하나는 브랜드 이름이나 화려한 쇼케이스보다 먼저 반지 ‘형태’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솔리테어 링의 가장 큰 장점은 상징성과 클래식함이다. 얇은 프롱(발)이 하나의 메인 스톤을 공중에 띄우듯 돋보이도록 하므로, 반지 중에서도 독보적인 광채와 영롱함을 자랑한다. 세월이 흘러도 유행을 타지 않는 ‘영원한 약속의 원형’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다만 스톤이 위로 돌출되어 있어 옷감 걸림이나 부딪힘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의 실용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남성의 반지는 솔리테어 링과 동일한 금속의 톤을 맞춘 깔끔한 밴드로 구성해 균형을 맞추는 것을 추천할 만하다.
솔리테어 링의 선택지는 한층 다채로워지고 있다. 티파니앤코의 ‘티파니 세팅’이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여섯 개의 프롱으로 들어 올린 솔리테어의 상징이라면, 까르띠에의 ‘솔리테어 1895’는 라운드뿐 아니라 에메랄드, 오벌, 쿠션 컷 등 다양한 형태의 센터 스톤으로 선택의 폭을 넓힌다. 최근에는 다이아몬드 일변도에서 벗어나 루비나 에메랄드 같은 유색 보석으로 자신만의 취향을 드러내는 라인업도 눈에 띈다. 국내에서는 골든듀가 대표 컬렉션인 ‘모닝듀’를 비롯해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럭셔리 웨딩밴드의 흐름은 단순한 플레인 밴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메종을 상징하는 디자인 코드를 결혼반지에 담는 것이다. 불가리의 ‘비제로원’, 쇼메의 ‘비 드 쇼메’, 부쉐론의 ‘콰트로’, 그라프의 ‘로렌스 그라프 시그니처’처럼 한눈에 어느 메종의 작품인지 알아볼 수 있는 아이코닉한 디자인이 웨딩링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결혼반지 역시 개성을 표현하는 시대의 흐름을 보여준다. 남녀가 완벽한 커플 룩을 연출하기에 최적화된 품목이기도 하다. 훗날 기념일에, 얇은 가드링 하나만 더해도 완전히 새로운 화려한 분위기로 연출할 수 있어 확장성 또한 매력이다.

이터니티 링의 가장 큰 매력은 단순한 밴드 형태 안에서 구현되는 화려함이다. 손가락을 감싼 다이아몬드가 움직임에 따라 어느 각도에서나 눈부신 광채를 드러낸다. 최근에는 다이아몬드의 ‘컷’에서 변화가 두드러진다. 과거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이 주류였다면 에메랄드, 오벌 등 팬시 컷 다이아몬드로 개성을 드러내는 디자인이 눈에 띈다. 그라프 역시 클래식한 라운드 브릴리언트부터 에메랄드 컷까지 다양한 이터니티 밴드를 선보인다.
컬러 스톤을 더한 이터니티 링도 새로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사파이어, 루비, 에메랄드 등 선명한 색의 보석을 다이아몬드와 조합해 전통적인 이터니티 링에 보다 대담하고 개성 있는 분위기를 더한다. 다이아몬드의 컷은 물론 보석까지 선택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이터니티 링은 정형화된 결혼반지를 넘어 착용자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웨딩 주얼리로 변화하고 있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누니 주얼리는 이런 웨딩 링의 흐름을 일찍부터 보여준 브랜드다. 대표적인 ‘라이크 어 트리’ 컬렉션처럼 자연에서 영감받은 독특한 표면과 형태를 웨딩링에 적용하고, 다양한 골드 컬러와 질감을 통해 전형적인 결혼반지와 다른 선택지를 제시한다. 남녀가 같은 디자인을 그대로 반복하기보다 각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서도 소재와 질감 등 공통의 디자인 요소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대중화 역시 웨딩링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국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전문 브랜드 알로드는 원석 생산부터 설계와 커팅에 직접 참여하고, 라운드 브릴리언트뿐 아니라 오벌·페어·마퀴즈 등 다양한 팬시 컷과 팬시 컬러를 활용한다. 모든 제품을 주문 제작하며 일부 제품은 기본 옵션 외 특별 주문도 가능하다. 특히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같은 예산 내에서 스톤의 크기와 컷에 더욱 과감한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웨딩 주얼리의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좋은 결혼반지는 두 사람의 평범한 일상을 오래도록 함께할 물건이어야 한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화려한 간판이 아니다. 유행하는 브랜드와 디자인은 달라져도, 20년 뒤 결혼반지를 바라볼 때 여전히 미소 지을 수 있어야 한다. 유행의 파도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 방법은 분명하다. 품목과 예산이라는 확실한 기준을 세우는 순간, 오픈런의 피로와 브랜드의 무게에 부담스러웠던 웨딩 링 투어는 비로소 두 사람만의 설레는 여정이 될 수 있다. 평생을 곁에서 함께할 반지가 그렇게 당신을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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