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광역 지방자치단체별로 외국 인재를 유치하는 ‘광역형 비자’ 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광역별 쿼터를 줄이고 지역 산업의 실제 인력 수요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유학생이 졸업 후 지역 기업에 취업하고 가족과 함께 정착할 수 있도록 비자 체계도 손질한다.
법무부는 광역형 비자 제도 종합평가 결과를 토대로 오는 11월 10일까지 ‘2027~2028년 광역형 비자 정식사업’ 공모를 실시한다고 24일 발표했다. 광역형 비자는 법무부와 광역지방정부가 지역의 산업·사회적 수요를 반영해 외국인을 유치하는 제도다.
법무부 평가 결과 기업과 지방정부 등 이해관계자들은 광역형 비자가 지역 산업의 인력 공백을 해소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봤다. 내국인 일자리와 임금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전문가 델파이 조사에서는 제도의 정책적 필요성에 90%가 동의했다. 다만 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보다 재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법무부는 우선 광역지방정부가 공모에 참여하기 전에 지역 산업의 외국 인력 수요를 조사하도록 했다. 산업계와 노동계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도 의무화한다. 실제 인력이 부족한 직무와 숙련도, 내국인 구인 현황, 임금과 근로조건 등을 비자 설계에 반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무분별한 외국인력 도입을 막기 위해 유입 규모를 줄이고 지방정부의 관리 책임도 강화한다. 2025~2026년 총 6790명인 쿼터를 2027~2028년 최대 3000명 수준으로 낮춘다. 광역별 쿼터도 기존 60~1000명에서 50~200명으로 축소한다. 대신 지방정부는 유학(D-2)과 특정활동(E-7) 비자를 함께 설계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D-2와 E-7 가운데 하나만 고를 수 있다.
인재 선발 절차도 강화한다. 유학생 등 국내에 거주해 한국 사회 적응도와 역량이 검증된 외국인에게 우선 기회를 준다. 해외 인력은 입국 전 직무 교육이나 기량 검증, 한국어 능력 검증 등을 거친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선발한다.
지역 정착을 위한 혜택도 늘린다. 광역형 유학생이 졸업 후 지역 지정 산업에 취업하면 광역형 E-7 비자로 전환할 때 인센티브를 준다. 광역형 E-7 소지자의 배우자는 해당 지역에서 취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지방정부의 주거와 자녀 보육·교육, 한국어 교육 등 가족 단위 정착 지원 책임을 강화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외국 인력 규모를 단순히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정교하게 선발하고 유학부터 취업, 가족 동반, 지역 정착과 소비까지 책임 있게 연계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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