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라포바가 찍었다…전세계 뒤흔든 21세 '테니스 아이돌'

입력 2026-08-25 07:53   수정 2026-08-25 08:10

샤라포바가 찍었다…전세계 뒤흔든 21세 '테니스 아이돌'



오는 30일(현지시간) 본선이 시작되는 올해 US오픈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 중 한 명은 필리핀의 21세 왼손잡이 알렉산드라 이알라다. 지난달 윔블던에서 디펜딩 챔피언 이가 시비옹테크를 꺾고 16강에 오르더니, 이달 초에는 세계 3위 제시카 페굴라를 누르고 필리핀 선수 최초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단식 정상에 올랐다. 필리핀 선수가 투어 대회 단식 정상에 오른 것은 이알라가 처음이다. 경기장뿐 아니라 훈련장에도 필리핀 국기가 물결치는 ‘이알라 현상’이 US오픈 무대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US오픈은 신예 스타가 탄생하는 무대로 꼽힌다. 카를로스 알카라스는 2022년 19세의 나이로 이 대회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고, 오사카 나오미도 2018년 20세에 US오픈 정상에 오르며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라는 특성상 베테랑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시기, 젊은 선수들이 돌풍을 일으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알라의 인기는 필리핀을 넘어 동남아시아와 세계 무대로 확산하고 있다. 그가 출전하는 경기뿐 아니라 훈련장에도 관중이 몰리고 필리핀 국기가 물결치면서 ‘이알라 현상’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나이키가 전용 모자와 유니폼을 제작할 정도로 상품성도 인정받았다.

이알라의 강점은 왼손잡이 특유의 각도 큰 스트로크와 쉽게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이다. 13세였던 2018년 스페인 마요르카의 라파 나달 아카데미로 건너간 그는 2023년 졸업할 때까지 객지 생활과 고된 훈련을 견뎌냈다. 끈질기게 랠리를 이어가는 나달식 승부 근성을 익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트 밖 매력도 인기 요인이다. 인터뷰와 미디어 앞에서 주눅 들지 않는 밝은 태도, 자국과 팬들을 향한 애정, 겸손한 말투가 더해지며 호감도가 높아졌다.

테니스계의 평가도 뜨겁다. 비너스 윌리엄스는 이알라를 “월드스타”라고 불렀고, 마리아 샤라포바도 “그는 스타”라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빼어난 외모와 실력을 겸비해 2000년대 여자 테니스를 대표했던 샤라포바에 버금가는 스타성을 지녔다고 본다.

이알라는 4세 때 테니스 마니아였던 외할아버지 로베르토 마니에고의 권유로 처음 라켓을 잡았다. 2018년 나달 아카데미 장학생으로 스페인에 건너갔고, 2022년 US오픈 주니어 단식에서는 필리핀 선수 최초로 메이저 주니어 타이틀을 따냈다.

그의 꿈은 2019년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에게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바치는 것이다. US오픈에서 또 한 명의 깜짝 챔피언이 탄생할지 세계 테니스 팬들의 시선이 이알라에게 쏠리고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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