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가 좋아할 영화”…이창동 ‘가능한 사랑’ 국제장편 부문 도전

입력 2026-08-25 16:53   수정 2026-08-25 16:59

“아카데미가 좋아할 영화”…이창동 ‘가능한 사랑’ 국제장편 부문 도전



이창동 감독의 7번째 장편영화 ‘가능한 사랑’이 한국 영화를 대표해 내년 ‘제99회 아카데미영화상(오스카상)’에 도전한다.

영화진흥위원회는 내년 3월 개최될 오스카상 국제 장편영화 부문의 한국 출품작으로 ‘가능한 사랑’이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영진위 측은 “작품 완성도가 훌륭하고 감독의 메시지가 선명하다”며 “영화의 톤과 미장센이 탁월하다”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주최하는 아카데미는 매년 미국 외 국가에서 제작된 영화를 대상으로 한 국제 장편영화 부문을 시상한다. 각국 선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한 편의 작품만 출품할 수 있는데, 지난해에는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선정됐다. 국가에 수여하는 상이었지만, 내년 시상식부터는 국가가 아닌 작품이 상을 받는 방식으로 규정이 바뀌었다.

영진위가 ‘가능한 사랑’을 아카데미로 보내는 배경에는 올해 한국 영화 중 오스카 취향에 가장 들어맞는 작품이라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 이 감독의 전작 ‘버닝’(2018)이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이 부문(당시 ‘외국어영화상’) 예비 후보에 진입하는 등 한국 영화계 거장인 이 감독의 연출력이 미국에서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가능한 사랑’이 오스카 전초전으로 다음달 개막하는 ‘제83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되는 점도 주요 선정 이유다. ‘국가 대항전’ 성격을 벗어나 작품성과 예술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변경한 만큼, 작가주의 성향이 짙은 작품을 높이 평가하는 베니스 영화제 데뷔가 오스카 레이스에도 힘을 보탤 것이란 점에서다.

지난해 영화시장 돈줄이 마르며 투자에 차질을 빚는 과정에서 넷플릭스와 손을 잡은 것도 호재가 됐다. 넷플릭스가 자체 투자하는 국내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극장 선개봉 후 스트리밍하는 계약에 사인했기 때문이다. 오스카상에 출품하려면 극장에 최초 공개하고, 상업극장에서 연속 7일 이상 상영해야 하는 조건을 지켜야 한다.

영진위 관계자는 “아카데미 국제장편 부문이 작가주의 드라마에 우호적인 점과 넷플릭스 어워즈 전담 팀이 작품상까지 겨냥한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했다. 영화의 예비 후보 선정 여부는 올해 말 확정된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부부가 이들을 취재하려는 부유한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를 만나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출연한다. 이 감독은 이날 서울 마포동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살아가면서 어떤 사랑이 가능한지, 그 사랑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질문한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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