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 안 된다" 경찰들도 갸우뚱…'실종 허위종결' 대체 왜

입력 2026-08-26 13:25   수정 2026-08-26 13:30


실종 신고 두 건을 사실과 다르게 종결한 혐의로 구속된 제주지역 현직 경찰관이 수사 과정에서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실종자와 연락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통화 기록은 확인되지 않아 경찰도 사건 처리 배경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A 경장이 처음 문제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것은 지난 5월 15일 오후 6시43분께다. 사흘 전 숙소를 나간 뒤 돌아오지 않은 장미란 씨(37)의 남자친구가 112에 신고했고, 당시 야간 당직자였던 A 경장이 사건을 맡았다.

신고 직후 한림파출소 경찰관들은 장씨 휴대전화 위치가 확인된 한림항 일대를 수색했다. 그러나 약 2시간30분 뒤 A 경장이 신고자에게 장씨와 연락이 됐고 본인이 위치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알리면서 수색은 중단됐다.

사건은 단순히 현장에서 끝난 데 그치지 않았다. A 경장은 장씨 정보를 경찰 실종자 관리 시스템에서도 없앤 것으로 조사됐으며, 경찰은 삭제 과정에서 '교통사고 사상자'에 해당하는 코드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슷한 방식의 처리는 지난달에도 반복됐다. A 경장은 지난달 2일 오후 6시2분께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 신고를 맡은 뒤 약 5시간30분 만인 오후 11시38분께 사건을 종결한 혐의도 받고 있다.

두 사건의 실종자는 이후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은 실종 104일 만에 발견됐고, 60대 남성 역시 실종 신고가 이뤄진 지 55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A 경장이 실제로 이들과 연락했는지도 확인했지만 관련 통화 기록을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A 경장은 구속 이후 조사에서도 실종자와 연락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의 초점은 A 경장이 왜 이런 방식으로 사건을 처리했는지에 맞춰지고 있다. 특히 실종 신고를 임의로 끝낸다고 해도 A 경장 개인에게 돌아가는 뚜렷한 이익이 확인되지 않아 범행 동기를 둘러싼 의문이 남아 있다.

장씨 사건 당시 현장 수색을 담당한 것도 A 경장이 아닌 한림파출소 경찰관들이었다. 60대 남성 신고 때에는 가족이 신변 이상 가능성까지 알린 것으로 전해져 단순한 판단 착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성인 실종 신고가 자진 귀가 등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 때문에 A 경장이 상황을 가볍게 판단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차례 허위로 사건을 끝내고도 문제가 드러나지 않자 같은 방식을 반복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주 경찰 조직 내에서도 A 경장의 사건 처리 방식에 대해 "도저히 이해되질 않는다", "내부에서도 왜 사건을 임의로 처리했는지 궁금해한다"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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