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뻔한 식품 선물은 직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더라고요."
최근 명절 임직원 선물세트를 고민 중인 한 중견기업 A사 인사팀 관계자의 토로다. 명절 선물세트도 일종의 복지인 만큼 직원들이 실제로 갖고 싶어 하는 상품을 골라야 하는데, 요즘 젊은 직원들은 실용적이거나 트렌디한 상품을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백화점의 기업 대상(B2B) 명절 선물 구성이 전통적인 식품 중심에서 최신 생활양식(라이프스타일) 상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27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추석 선물세트 안내 책자(가이드북)의 전면 10여쪽이 주방용품, 기능성 베개, 헤드폰, 향수, 여행 상품 등 비(非)식품 상품군으로 채워졌다. 한우와 과일 등을 앞쪽에 집중적으로 배치하던 예년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기업 임직원 중 젊은 세대 비중이 늘면서 명절 선물 역시 실용성과 최신 유행을 반영해야 한다는 기업 고객의 요구가 작용했다. 실제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뻔한 식품 선물은 직원들의 만족도가 떨어진다"며 실질적인 복지 차원의 이색 상품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전체 명절 선물세트 중 생활양식 상품 비중을 지난해 추석(8%)의 2배가 넘는 18%까지 대폭 확대했다. 종아리·발·어깨 마사지기와 기계식 키보드, 무선 헤드폰 등 건강관리 및 디지털 기기를 비롯해 기초 화장품과 모발 관리 등 뷰티 상품까지 폭넓게 갖췄다.

명절 선물 시장에서 기업과 단체의 대량 구매 비중은 전체 매출의 50%를 웃도는 핵심 수익원이다. 주요 백화점들이 발간하는 200여쪽 안팎의 선물 안내 책자는 책자 1쪽당 수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단일 백화점 기준 수백억원대 실적을 좌우한다.
우수 고객(VIP)과 주요 협력사를 겨냥한 초고가 프리미엄 상품군도 강화했다. 프랑스 명품 유리공예 브랜드 '바카라' 텀블러, 스웨덴 최고급 수제 침대 브랜드 '해스텐스', 고급 음향기기 브랜드 '뱅앤올룹슨' 등의 대표 상품을 책자 초반부에 대거 전진 배치했다.
전규범 현대백화점 더현대기프트팀장은 "임직원 연령대와 취향 변화를 고려해 기존 명절 선물과 차별화된 상품을 찾는 기업 고객이 크게 늘었다"며 "한우와 과일 등 전통 인기 상품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생활 상품군을 지속해서 발굴해 변화하는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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