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심사 지연'이 불러온 네이버·두나무 합병비율 논란

입력 2026-08-27 17:32   수정 2026-08-28 09:37

마켓인사이트 8월 27일 오후 4시 6분

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빅딜’을 앞두고 지난해 산정된 주식 교환비율의 적정성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1위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상반기 실적이 크게 악화하면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오는 11월 19일 주주총회를 각각 열어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양사는 당초 올해 5월 주총을 열어 주식교환을 승인할 계획이었지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등 정부 인허가 절차가 늦어지며 두 차례 일정을 늦췄다.

양사 간 주식 교환비율은 지난해 10~11월 실사를 바탕으로 산정됐다. 두나무 주식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신주 2.54주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당시 외부 평가기관(삼일회계법인)은 예상 이익 등을 바탕으로 한 미래 현금흐름 추정을 통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거래 종결이 늦어지며 예상치 못한 복병이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두나무의 영업이익이 11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7% 급감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찍는 등 가상자산 투자가 활발했지만, 올 들어 거래량이 급감하며 업비트 실적이 악화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상반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7.7% 감소했지만 두나무와 비교하면 선방했다.

실적이 급감한 피인수 기업(두나무)의 과거 가치를 그대로 인정할 경우 존속 법인인 네이버파이낸셜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간 계약서에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MAE)이 발생할 경우 교환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MAE 발동 기준은 ‘기업가치가 30% 이상 감소하거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다. 다만 금리, 환율, 주가 등 금융시장 변화에 따라 기업가치가 변동한 경우 MAE 발동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주식교환 비율을 다시 산정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양사 이사회와 감독당국 승인 절차 등을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 이사회 차원에서 주식 교환비율의 적정성에 대해 문제제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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