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는 2027회계연도 2분기(2026년 5~7월) 매출이 지난해보다 106% 증가한 962억2100만달러(약 133조원)라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추정치(921억달러)를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은 2.22달러로 월가 예상(2.1달러)보다 높았다.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2028회계연도(2027년 2월~2028년 1월) 매출 증가율을 70%로 제시했다. S&P글로벌이 집계한 44%를 크게 뛰어넘은 수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발표 성명에서 “AI는 변곡점에 도달했고, 컴퓨트(연산 자원) 수요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AI 관련) 수요는 100%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70%는 회사가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을 기준으로 책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고객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는 뜻이지만 엔비디아는 높아진 비용만큼 생산성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은 “고객사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빌려 생성하는 토큰(AI 연산 기본 단위)은 믿기 힘들 정도로 높은 수익을 낸다”고 했다. 크레스 CFO는 “베라루빈 AI 가속기의 처리량은 이전 세대보다 30배 많고 토큰 비용은 35분의 1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고객층도 넓어지고 있다. 젠슨 황은 “대부분 사람은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 업체)에만 주목하지만 시장의 절반은 네오클라우드(AI 데이터센터 임대 업체)와 소버린 AI에 있다”고 밝혔다. 지난 5~7월 엔비디아 AICE(AI클라우드·소버린AI·기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8% 늘어나며 전체 증가율(106%)을 뛰어넘었다.
엔비디아가 AI 칩 생산에 속도를 내면서 부품 확보를 위해 체결한 구매 약정은 3개월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는 규모와 증가폭 면에서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공시에서 처음으로 “구매 약정 대부분이 메모리 및 제조 시설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콜레트 CFO는 “현재 메모리 부족 현상은 상당 부분 AI 인프라 확충에 기인한 것”이라며 “엔비디아는 로드맵에 필요한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3대 메모리 공급 업체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3대 메모리 공급 업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1.72%, 2.49% 오른 26만6000원, 173만원에 장을 마쳤다.
젠슨 황은 ‘AI 순환금융론’도 재차 반박했다. 그는 “앤트로픽, 오픈AI에 투자한 금액은 약 500억달러로 회사 잉여현금흐름의 극히 일부”라며 “한 세대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였는데 더 많이, 더 일찍 투자하지 않은 게 후회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는 이런 선순환 구조를 지원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투자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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