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내년 상반기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를 본격 출시한다. 2030년 글로벌 판매 555만대, 전동화차(xEV) 판매 비중 60%라는 목표를 유지하면서 기존 전기차·하이브리드 라인업에 EREV를 추가해 판매 목표 달성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제네시스도 내년 EREV를 출시할 계획이다.
EREV는 '엔진이 달린 전기차'다. 전기 모터가 차를 움직이는데, 배터리가 부족하면 엔진을 돌려 전기를 만들어 공급한다. 엔진은 배터리 충전용으로만 사용된다. 엔진과 모터가 모두 자동차 구동에 쓰이는 하이브리드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배기가스를 내뿜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기차와 같으면서도 충전 인프라 등에서 자유롭다는 게 포인트다.
현대차는 EREV에 맞춰 자체 개발한 고성능 배터리 셀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차량에 필요한 셀은 현대차가 설계하고, 실제 양산은 전문 협력사에 맡기는 '팹리스·파운드리' 전략이다.
김창환 현대차그룹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부사장은 "해당 셀은 기존에 사용하던 하이니켈 배터리와 비교해 출력 성능을 2배 이상 높이고 충전시간은 40% 단축했다"고 했다. 이 같은 고성능 배터리 셀이 내년 상반기 출시할 EREV에 처음 적용된다는 얘기다.
여기에 순수 전기차 배터리 대비 55% 작은 용량의 배터리를 채택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배터리 크기는 기존 순수 전기차의 절반 이상으로 줄여 공차 중량은 줄이면서도,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고출력 셀로 출력 성능을 유지하겠다는 것. 여기에 EREV 파워트레인의 장점을 살려 장거리 소화 능력까지 챙긴다는 복안이다.
김 부사장은 "EREV 배터리는 아이오닉 전기차 50% 이하 용량에도 동일 출력주행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며 "그동안 쌓은 배터리 솔루션 역량으로 차량 중량을 덜어내고 에너지를 극대화하고 전기차 고유 주행 감각을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트라가 지난 3월 발표한 '미국 자동차 업계의 EREV 개발 전략 내용'은 "미국 현지의 전기차에 대한 정책적 불확실성이 충전 인프라 확충과 전기차 수요에 영향을 미치자 전기차 제조업이 EREV 전략에 집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에서도 이미 EREV가 인기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2024년 중국 내 EREV 판매량은 120만 대로 집계됐다. 전년인 2023년 대비 79%나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는 이에 대응해 내년 중국에도 EREV 겸용 모델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코트라 보고서는 "완성차 업체들이 EREV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낮은 생산 비용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라며 "EREV는 순수 전기차보다 작고 저렴한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보다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비용 절감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