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쪼개 달려왔어요"…직장인들 우르르 몰려간 곳이 [현장+]

입력 2026-08-28 15:27   수정 2026-08-28 15:45

"점심시간 쪼개 달려왔어요"…직장인들 우르르 몰려간 곳이 [현장+]

28일 정오께 서울 강남구 GS타워. 1층 편의점 앞에는 생과일 찹쌀떡 브랜드 ‘한정선’과 GS25가 협업해 선보인 신제품을 사기 위해 모인 소비자들로 북적였다. 대기 행렬에는 사원증을 목에 건 인근 직장인부터 주민, 학생까지 섞여 있었다. 판매는 12시30분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일찌감치 대기가 마감됐다. 직원이 입고 수량을 고려해 더 이상 대기할 수 없다고 안내하자 아쉬운 표정으로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도 적지 않았다. 이날 준비된 신제품 200개는 판매 개시 15분 만에 동났다.

대기줄 맨 앞에 있던 박모 씨는 “오전 10시10분부터 기다렸다. 개포동 집에서 차를 타고 20분 정도 걸려 왔다”며 “평소 좋아하는 디저트 가게인데 온라인에서 신제품 출시 소식을 보고 아침 일찍 찾아왔다”고 말했다.


GS25는 이날 한정선과 협업해 개발한 신제품을 처음 선보였다. 제품 판매는 단 하루 동안 GS25 강남점과 인천공항T2출국점 등 두 점포에서만 진행됐다. 정식 출시에 앞서 신제품을 미리 선보이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기 위해 마련한 사전 공개 성격의 행사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GS25는 해당 제품을 다음달 2일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한정된 기간 일부 점포에서만 판매하는 데다 인기 디저트 브랜드와의 협업 상품이라는 점이 맞물리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것으로 보인다.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모 씨(20대)는 “가족의 부탁을 받고 오전 11시가 조금 넘어 왔는데 이미 앞에 10명 넘게 기다리고 있었다”며 “인기 있는 브랜드와 협업해 신제품이 나왔다고 하니 어떤 맛인지 궁금해 직접 찾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1시간30분가량 줄을 서 찹쌀떡을 구매한 직장인 오모 씨(35)도 “인근 건물에서 근무하고 있어 점심시간을 활용해 나왔다”고 말했다.

한정선은 서울 성수동에서 시작한 디저트 브랜드로, 생과일을 넣은 찹쌀떡을 주력으로 판매한다. 한옥을 연상시키는 매장 인테리어와 제품을 색색의 한지로 감싼 포장 방식 등 차별화된 콘셉트로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현재는 백화점 3사에도 모두 입점해있다.


GS25는 이 외에도 최근 화제성 있는 브랜드나 콘텐츠와 손잡고 협업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출판사 민음사와 손잡고 ‘오만과 편견’, ‘레미제라블’, ‘폭풍의 언덕’ 등 세계문학 작품을 모티프로 한 빵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온라인상에서 입소문 타며 판매 일주일 만에 20만개가 팔렸다. 일부 점포에서 입고 직후 품절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웃돈을 얹어 제품을 구한다는 글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화제성 있는 콘텐츠와의 협업을 늘리는 배경은 업계 내 상품 경쟁이 치열해진 데 있다. 국내 편의점 점포 수가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단순한 출점 확대만으로는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워졌다. 실제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편의점 점포 수는 5만3458개에 달한다.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3~4개의 점포가 밀집해 있는 상황에서 타사와 차별화한 상품을 확보해 선보이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설명이다. 다른 곳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단독 상품을 앞세워 고객의 발길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이하림 GS25 디저트팀 MD(상품기획자)는 “편의점 상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어디서나 살 수 있는 상품’이 아닌 ‘GS25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인지도와 화제성이 높은 브랜드와의 협업은 기존 편의점 고객뿐 아니라 해당 브랜드의 팬이나 새로운 고객층의 방문을 유도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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