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금에는 뭉칫돈이 몰리는 반면 적금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보유한 목돈은 정기예금에 넣으면서도 매달 돈이 묶이는 적금 가입은 꺼리는 분위기다. 은행들은 신규·비활동 고객을 붙잡기 위해 최고 연 7~13%대 특판 적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다만 상품에 적힌 '최고금리'가 곧 가입자가 받는 금리는 아니다. 카드 이용과 급여 이체 등의 조건을 모두 채워야 하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추첨에 당첨돼야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사도 있어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반면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1월 말 63조4640억원에서 6월 말 62조6589억원으로 8051억원 감소했다. 목돈을 한꺼번에 맡기는 정기예금에는 자금이 유입된 데 비해 매달 일정 금액을 넣는 정기적금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은행들이 높은 금리를 감수하면서도 적금 고객을 확보하려는 이유는 적금 가입은 급여 이체와 카드 결제, 자동이체 등 다른 금융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주거래 고객을 확보하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증시 호조로 목돈을 마련하기 위한 자금이 증시로 이동했지만, 최근에는 변동성이 커지고 금리가 오르면서 보유 중인 목돈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예금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적금 고객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행들은 거래 실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얹는 특판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1일 최고 연 12.0%의 'KB카드쓰담적금'을 출시했다. 만기는 6개월이고 월 30만원까지 넣을 수 있다. 기본금리는 연 2.0%다. 최근 6개월간 KB국민 개인 신용카드 이용 실적이 없던 고객이 새 카드를 발급받아 일정 금액을 사용하면 연 6.0%포인트가 추가된다. 계좌 평균잔액과 급여 첫 거래 조건을 채우면 연 2.0%포인트씩 더 받을 수 있다.
지난 14일 출시된 신한은행의 '신한 적금 9단'은 기본금리 연 3.0%에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9.0%를 제공한다. 최근 6개월 동안 신한은행 예·적금과 주택청약을 보유하지 않았거나 신한카드를 일정 기간 사용한 고객 등이 우대 대상이다.
우리은행의 '우리의 소원 적금'은 6개월 만기 기준 최고 연 8.29%, 하나은행의 '오늘부터, 하나 적금'은 최고 연 7.7%를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이 지난 11일 내놓은 최고 연 8.15%의 'NH농심천심 적금'은 출시 이틀 만에 한도인 1만좌가 모두 팔렸다.
이 상품에 월 50만원씩 1년간 넣으면 원금은 600만원이다. 당첨돼 최고 연 13.5%를 적용받아도 세전 이자는 약 43만8750원으로, 600만원의 13.5%인 81만원보다 적다. 매달 납입한 돈마다 이자가 붙는 기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당첨되지 않으면 기본금리만 적용돼 세전 이자는 약 11만3750원으로 줄어든다.
최고금리를 받더라도 실제 이자는 표시금리만 보고 예상한 금액보다 적다. 적금은 목돈을 한꺼번에 맡기는 예금과 달리 매달 돈을 나눠 넣기 때문이다.
KB카드쓰담적금에 매달 초 30만원씩 6개월간 넣고 최고 연 12.0%를 적용받는다고 가정하면 총납입액은 180만원이다. 하지만 첫 달에 넣은 30만원에는 6개월치 이자가 붙는 반면, 마지막 달에 넣은 30만원에는 한 달치 이자만 붙는다. 이를 모두 더하면 세전 이자는 약 6만3000원, 세후 이자는 약 5만3298원에 그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고금리만 보고 가입하면 실제 수익률과 차이가 날 수 있어 우대 조건과 월 납입 한도, 중도해지 금리를 확인해야 한다"며 "카드나 다른 금융상품 가입이 필요하다면 추가 비용까지 따져 세후 수령액을 비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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