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성사되면…美 전직 당국자 "북핵 암묵적 인정 가능성"

입력 2026-08-29 07: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대신 핵·미사일 능력에 제한을 두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종전과 관계 정상화, 한미연합훈련 중단도 협상 의제로 거론됐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북한 담당 국장을 맡았던 앤서니 루지에로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전문매체 '더힐'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트럼프와) 김정은의 협상에는 최소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암묵적 인정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루지에로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에 검증 가능한 제한을 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철수와 대러시아 군사지원 중단 역시 합의 조건에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에 제시할 수 있는 반대급부로는 종전과 관계 개선 등을 꼽았다. 그는 "트럼프는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는 평화 조약, 정치·경제적 관계 개선, 한미연합훈련의 영구적 중단을 제안할 수 있다"며 "트럼프는 또한 남북 대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상 간 합의가 이뤄지면 북한이나 제3의 중립 지역에서 서명식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상징적인 장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협상력을 높일 수단으로는 대북 제재망 강화를 제시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국적자와 북한의 제재 회피에 관여한 중국 금융회사·개인을 제재하면 김 위원장을 압박할 지렛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조치는 이란산 원유를 정제하는 중국 소형 정유시설을 겨냥한 미국의 압박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강한 반발을 불러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북한을 상대로 한 협상이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루지에로 전 국장은 "많은 이들이 북한을 낙후된 은둔의 왕국으로 보지만 북한은 미국과 30년 넘게 협상한 경험이 있으며 대체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다시 회담을 추진하면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과거와 같은 전략을 되풀이하기보다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앞세운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루지에로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진행했던 2018∼2019년 NSC 북한 담당 국장으로 근무했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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