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오픈런' 난리였는데…"매장 문 닫아요" 돌변한 까닭 [안혜원의 명품의세계]

입력 2026-08-29 16:00   수정 2026-08-29 16:32

명품백 '오픈런' 난리였는데…"매장 문 닫아요" 돌변한 까닭 [안혜원의 명품의세계]

세계 최대 명품기업 중 하나인 케링그룹은 올 상반기 매장 84곳을 없앴다. 구찌·생로랑·보테가베네타 등 주요 브랜드 직영 매장을 올해 100곳까지 정리하겠다는 게 케링그룹의 목표다. 지난해 75곳을 줄인 데 이어 올해는 더 공격적인 폐점 목표를 세운 것이다.

한때 중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매장을 늘렸던 글로벌 명품업체들이 이제는 점포 수를 줄이고 매장당 생산성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명품업계에서 점포는 오랫동안 성장의 상징이었다. 특히 중국 명품시장이 고속 성장하던 시기에는 베이징·상하이 같은 1선 도시뿐 아니라 지방 주요 도시까지 매장을 내며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한 도시에 두세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명품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명품 경기가 급격하게 꺾이면서 매장이 많다는 것이 오히려 비용 부담으로 돌아오기 시작하면서다. 케링이 올해 상반기 중 폐점한 매장 수는 전체 직영점 수의 약 5%에 해당한다.

매장을 줄이면서 실적은 개선됐다. 케링의 올 2분기 매출은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보다 2% 증가했다. 주력 브랜드 구찌 매출 감소폭도 1분기 8%에서 2분기 2%로 크게 줄었다. 루카 데 메오 케어링 최고경영자(CEO)는 매장망을 대대적으로 재편하면서도 성장을 회복했다는 것은 “소매 운영의 생산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프라다도 비슷한 계산을 하고 있다. 안드레아 게라 프라다그룹 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앞으로 2~3년간 중국에서 매년 2~3개 매장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같은 도시에 있는 두 번째, 세 번째 매장이 더 이상 예전만큼 가치를 가지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남겨 놓은 점포를 리뉴얼하거나 넓히는 데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중국을 바라보는 명품업계의 시각이 달라진 것과도 맞물려 있다. 중국은 2010년대 글로벌 명품산업 성장을 이끈 최대 시장이었다. 소비가 빠르게 늘던 시절에는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점포 수를 늘리는 것 자체가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비 회복이 지역과 소비 계층별로 엇갈리면서 무조건적인 출점 전략의 효용이 다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렇다고 명품업체들이 오프라인 투자를 줄이는 것은 아니다. 매장 수를 줄이는 대신, 핵심 점포 하나하나의 규모와 완성도에는 더 공을 들이는 식으로 전략을 바꿔나가고 있다. 비효율 점포를 없애는 동시에 세계 주요 도시에는 더 크고 상징적인 매장을 짓는 방식이다.


LVMH가 사례가 대표적이다. LVMH는 루이비통이 베이징과 서울에 새로 연 대형 매장의 성과를 올해 그룹 성장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두 매장을 두고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라고 평가했다. LVMH는 베이징·서울 신규점 외에도 도쿄에 디올의 ‘뱀부 파빌리온’을 열고 오사카에 새로운 하우스 오브 디올 매장을 내는 등 핵심 도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리치몬트 그룹 역시 몽블랑의 호주 시드니 플래그십, 알라이아의 베이징 싼리툰 매장 등 핵심 도시에는 전략적으로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제품을 살 수 있게 되면서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기 위한 매장을 여러 개 유지할 이유가 줄었다”며 “오프라인 매장은 브랜드 세계관을 보여주고 우수 고객을 관리하는 공간으로 역할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삼성전자트럼프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