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파모 2차 평가에서는 글로벌 벤치마크 점수 1위 기업이 전문가·사용자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최종 탈락했다. 기술적 성능 못지않게 사용성 평가도 중요하다는 정부 설명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성능 평가와 사용성 평가의 괴리가 큰 만큼 평가 항목과 배점 기준 등을 더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현재 평가 방식이 애초 목표인 ‘글로벌 프런티어급 AI 모델 개발’에 맞게 설계됐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AI 경쟁은 하루가 다르게 판도가 바뀔 만큼 기하급수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정형화된 평가 기준에 따라 1년 넘게 ‘서바이벌 경쟁’을 벌이는 방식으로 글로벌 AI 기업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 큰 문제는 독파모 외에도 전 국민 대상 ‘모두의 AI’, 보안 특화 ‘K미토스’, 글로벌 최상위 모델을 목표로 한 ‘프런티어 AI’ 등 대형 AI 사업이 동시다발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참여 기업이 겹치고 역할 구분도 모호하다 보니 인력과 자본이 한정된 기업들은 어느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업 줄세우기나 사업 쪼개기가 아니다. 실효성 있는 정부 지원과 민간의 기술 혁신이 결합할 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정부는 이제라도 분산된 AI 사업을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평가 기간과 방식도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재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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