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인사의 회동 소식은 국내 AI 업계에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리벨리온은 국산 AI반도체의 ‘맏형’이다. 리벨리온이 생산하는 NPU는 엔비디아가 장악한 GPU보다 전력 효율과 가성비가 높은 대체재로 주목받는다. 정부도 지난 3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리벨리온에 2500억원을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리벨리온은 엔비디아의 대항마를 자처하며 GPU 수요를 대체할 수 있다는 포지션을 취해왔다”며 “미국 종속에 대한 우려가 큰 유럽과 중동의 소버린 AI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큰 청사진도 마련했다”고 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는 2024년 리벨리온에 200억원을 전략적으로 투자했고, 리벨리온도 사우디 수도인 리야드에 지사를 세웠다.

소버린 AI 수요에만 기대서는 리벨리온이 원하는 만큼의 ‘글로벌 스케일’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민 요소다. 미국의 세레브라스와 에치드 등 추론 칩 경쟁자는 기업 가치를 각각 60조원, 30조원 안팎으로 인정받고 있다. 3조4000억원인 리벨리온과는 큰 차이다.
리벨리온이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결정하면 다른 K-NPU 업체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퓨리오사AI는 미국 메타로부터 받은 8억달러(약 1조1000억원)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리벨리온이 엔비디아를 선택하면, 비슷한 고민을 하는 퓨리오사AI 등 다른 NPU 업체도 움직일 가능성이 생긴다. 국민성장펀드의 대규모 투자를 받은 만큼 엔비디아에 인수되는 길을 택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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