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30%대 국면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린 이재명 정부의 2기 내각 인선이 ‘용혜인 암초’에 부딪혔다. 최대 파격 카드로 꼽힌 30대 여성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개각 효과를 집어삼키고 있다.
용 후보자는 31일 “개인의 결정이 당의 진로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소수정당의 어려움에 대해 고개 숙여 양해를 구한다”며 비례대표 국회의원 겸직 의사를 공식화했다. 입각 시 비례대표직을 사퇴하던 국회의 오랜 관례를 깬 것이다. 용 후보자가 사퇴하면 소속 정당(기본소득당)이 원외로 전락하는 구조 때문이지만, 연간 13억원에 달하는 국고보조금과 인건비 등 의정 인프라를 지키기 위해 특권을 고수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배우자 당직 활동을 둘러싼 ‘가족정당’ 논란도 불거졌다. 여당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은 “청년층에 소구하려던 카드였는데 여론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거세지는 '개각 후폭풍' 3대 포인트
용 후보자는 31일 입각해도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가 사퇴하면 의석은 기본소득당이 아니라 당선 당시 위성정당(더불어민주연합) 명부의 다음 순번인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에게 승계된다.
용 후보자가 사퇴를 완강히 거부하는 실질적 이유는 의원 한 석에 배정된 막대한 재정·인적 지원에 있다. 기본소득당이 용 후보자 존재로 받는 정당 경상보조금과 최대 9명의 보좌진 인건비(연간 약 5억6000만원), 의원회관 사무실과 의정활동 경비 등을 합산하면 연간 13억원에 달한다.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원외정당으로 전락해 당의 인적·재정적 존립 기반이 통째로 흔들린다.
기본소득당은 용 후보자 배우자가 당 전략기획부총장을 지내고 최근 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이력까지 도마에 오르며 ‘가족정당’ 꼬리표마저 붙었다. 30대 여성 장관이라는 상징성으로 청년층을 공략하려던 청와대 의도와 달리 청년 여론이 더 부정적으로 바뀌는 분위기라 여당에서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우리가 적극적으로 옹호해주기보다 용 후보자가 스스로 돌파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도 SNS에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정치 세대교체를 위한 파격적인 장관 인선에서 용 후보자의 판단은 과도한 특혜와 욕심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며 “의원직과 장관직을 겸직하겠다는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도 제기됐다. 김 후보자가 지난달까지 위원장을 지낸 민주당 경기도당의 정치자금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직자 급여를 부풀려 지급한 뒤 되돌려받는 페이백을 통해 비자금을 운용했다는 의혹 등이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용 후보자에게 가려 덜 주목받지만 김 후보자 문제가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야권에선 청와대 정책 라인을 유임한 건 ‘쇄신 실종’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도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논란 등으로 경질론이 일었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이번 인선에서 잔류하면서다. 김 실장의 ‘장외 수석’으로 불리는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후보자로 올라서며 정책실의 부처 장악력은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 속에 김 실장 중심으로 대미 투자와 부동산 등 핵심 경제 이슈를 기존 기조대로 흔들림 없이 끌고 가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최형창/김형규/이시은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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