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이날 장 마감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69조602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해 연간 순매도액 4조6546억원의 36배가 넘는 규모다. 월별로 보면 올해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순매수한 달은 1월 1186억원과 4월 1조1283억원 두 차례뿐이었다. 2월과 3월 각각 21조원과 35조원 넘게 순매도했고, 4월 잠시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가 5월부터는 다시 4개월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특히 5월 44조7000억원, 6월 48조6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며 7월과 8월에도 각각 9조9000억원, 10조2000억원가량을 내다 팔았다. 지난해와도 대조된다. 지난해 외국인은 월간 기준 5~7월, 9월, 10월 그리고 12월 등 총 6개월간 순매수했다. 연간으로 보면 작년 외국인은 매도 우위였지만 올해처럼 대규모 매도세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외국인의 매도 배경은 시기별로 달랐다는 분석이 많다. 증권가에서는 상반기에는 코스피와 반도체 대형주의 가파른 상승으로 한국 주식의 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아지면서 차익 실현과 리밸런싱 목적의 매도가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상한 데다 장기 국채금리와 국제 유가가 동반 상승하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수급은 원·달러 환율과도 맞물려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큰 폭으로 오르는 동안에도 원화 가치는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약했다"며 "반도체 중심의 증시 쏠림이 재현될 경우 외국인 매도와 함께 원화 약세 압력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이 빠져나간 자리는 최근 들어 '기타법인'이 메우고 있다. 기타법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사자'를 지속했다. 최근 9거래일은 1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이날도 기타법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657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반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867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기관과 개인도 각각 6340억원, 539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향후 코스피가 추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수급의 지속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완화될 때마다 외국인은 대형 반도체주 순매수와 함께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며 "결국 외국인의 강한 수급이 코스피 상승 동력임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 상승 추세 연장을 위해선 외국인의 추세적 순매수 복귀가 중요하다"며 "물가 안정에 따른 금리 부담 완화와 최근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 하락은 외국인 복귀에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정치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산업과 지나치게 얽혀 있는 시장으로 비치는 것이 문제"라며 "정부와 정치권이 반도체산업에 대한 지원은 하되 경영과 투자 판단에는 개입하지 않고 산업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신호를 시장에 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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