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정부는 내년 기초연금 수급자 선정 기준을 ‘고령자 소득하위 70%’로 유지했다. 정부는 수급 기준을 우리나라 전체 가구 소득의 중간값인 ‘중위소득’의 90%로 바꾸고, 이 기준을 해마다 낮춰 고소득 고령자가 자연스럽게 기초연금 수급 대상에서 빠지도록 하는 개편안을 마련했지만 막판에 백지화했다.하지만 소득이 낮은 고령자에게 기초연금을 더 많이 주는 ‘하후상박’형 연금제도는 내년부터 시행한다. 현재는 하위 70%에게 일률적으로 매월 35만원(2026년 기준)을 지급한다. 내년부터는 소득하위 30%에게는 3만원을 더한 38만원, 하위 45%까지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35만9000원을 주고, 나머지 45% 이상~70% 구간 고령자에게는 기존과 동일하게 35만원을 지급한다.
조용범 기획예산처 차관은 “윗돌을 빼서 아랫돌을 받치는 것이 아니라 윗돌은 그대로 두고 아랫돌을 보강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급 기준은 그대로 둔 채 지급액만 늘리다 보니 재정 부담이 개편 전보다 더 커지게 됐다. 당장 내년 기초연금에 투입하는 재정 규모는 25조6530억원으로 올해보다 2조5389억원 불어난다. 기초연금 제도를 도입한 2014년(5조2000억원)보다 약 5배로 급증했다. 시행 첫해 435만3000명이던 수급자는 내년 811만8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수급 기준을 지금과 같이 유지하면 고령자가 1715만 명으로 증가하는 2040년에는 약 1200만 명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해야 한다.
2027년 예산안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보건복지부는 기초연금 수급 기준을 기준 중위소득의 90% 이하로 개편할 계획이었다. 고령자는 급증하는데 고령자의 소득 수준이 중위소득의 96.3%로 일반 가구와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지난달 26일 예정된 개편안 발표를 한 차례 연기한 데 이어, 27일 오후로 예고됐던 언론사 대상 개편안 사전설명회까지 연달아 취소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자 고령자 표심을 의식한 조치”라며 “기초연금 개악안이 됐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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