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만5500원→21만7000원, 8만1400원→3만6550원. 2020년 8월 말과 올해 8월 말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다. 6년간 네이버 주가는 33.3% 뒷걸음질쳤고 카카오 주가는 55.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5만5400원에서 26만원으로 381.5%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16만7400원에서 167만4000원으로 900% 뛰어올랐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6년 전 비대면 시대를 계기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 ‘네카오’(네이버+카카오)는 결과적으로 구글 메타 우버 쿠팡 오픈AI 등처럼 되지 못했다. 한국의 테크산업을 대표하는 두 회사는 움츠러들었고, 주주는 체념했다.실적과 반대로 가는 네카오 주가의 원인은 미래 성장 동력 부재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두 회사는 갈 곳을 잃은 것처럼 행동했다. 이렇다 할 AI 모델이 없고, 새 사업 구조도 구축하지 못했다. ‘수명이 다해가는’ 녹색창(네이버)과 노란창(카카오톡)에 기대 실적만 챙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는 아성 같던 모바일 점유율에서 지난달 처음으로 구글에 1위를 내줬다. 카카오는 어린 연령층이 찾지 않는 플랫폼이 되자 인스타그램을 따라 하다가 최고제품책임자(CPO)가 경질되는 사태를 맞았다.
이런 네카오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최근 이해진 의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간 회동을 계기로 네이버의 정체성을 AI 팩토리 회사로 갈피를 잡았다. 피지컬 AI와 자율주행차량 시대의 필수 인프라인 AI 데이터센터에서 미래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엔비디아는 물론 글로벌 대체자산운용사 브룩필드와 손잡고 100억달러(약 14조원) 규모의 AI 팩토리 동맹을 구축했다. 한국 시장뿐만 아니라 미·중의 패권에서 벗어나려는 유럽과 동남아시아, 중동 등을 노리고 있다.
카카오는 그룹을 지탱하는 카카오톡을 끊어내는 결단을 했다. 카카오를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나눠 카카오톡 중심의 사업은 카카오AI에 남겨두고 카카오X를 통해 신성장 사업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가상자산, 피지컬 AI, 엔터테인먼트 등을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거론했다.
실망이 컸던 만큼 아직은 조심스러운 분위기지만 시장은 미래 방향성을 잘 잡았다고 판단하면 금세 반응하고, 사업 추진에도 힘을 실어준다. 앞으로 두 회사가 보여줄 비전의 실행 전략과 실천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네카오는 한국 테크 생태계의 정점에 서 있다. 네카오의 성공이 곧 한국 테크의 성공인 이유다. 다시 테크의 중심으로 복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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