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靑 정책실장 사퇴…국정 현안 돌아보는 계기 돼야

입력 2026-09-01 17:46   수정 2026-09-02 00:10

이재명 정부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온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격 퇴진했다. 내년 예산안, 미래대응기금, 대미 투자 등 주요 과제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점을 감안해도 시기와 절차 등에서 이례적이다. 중폭 개각에 포함되지 않아 재신임받은 것으로 알려진 지 불과 이틀 만의 반전이라 꽤나 당혹스럽다.

결과적으로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 등 이재명 정부 ‘정책 투톱’이 전격 교체된 모양새다. 청와대는 ‘어제 사의를 밝혔고, 오늘 사표가 수리됐다’는 단문 브리핑 외에 사퇴 배경, 향후 인사 일정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정책 방향 전환을 위한 포석인지, 다른 돌발 사유 때문인지조차 분명하지 않다.

김 실장은 이재명 정부 초대 정책실장으로 15개월 동안 경제·산업·재정 등의 핵심 정책을 총괄해온 인물이다. 한·미 관세협상, 3대 메가 프로젝트 등 굵직한 대내외 현안을 주도했다. 부동산 세제 개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등 논란의 정책을 밀어붙이며 많은 정치적 공방을 부른 당사자이기도 하다. 사퇴 배경, 향후 인선 구상 등을 가능한 수준에서 밝히는 게 경제 주체들의 불안감 진정, 공직자들의 원활한 업무수행을 위해서도 필수다. 인적 쇄신이 불가피했을 것이란 세간의 추정 뒤에서 얼버무릴 일이 아니다.

김 실장은 페이스북 등 개인 SNS를 통해 금융, 부동산 등 민감한 경제 현안에 대해 자기 주장성 글을 많이 올렸다. 세간의 화제를 불러 모은 글도 많이 썼고, 일부는 상당한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역할이 컸던 만큼 공(功)과 과(過)는 분명히 따져볼 만하다. 하지만 청와대는 김 실장 사퇴에 대한 입장 표명을 자제하면서 ‘원활한 정책집행 동력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말을 흘리고 있다. 이재명 정부 초기를 이끈 김 실장의 전격 사퇴가 그저 조용히 지나가기를 바라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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