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을 12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현행 150%에서 200%까지 상향하려 한 보유세 부담 상한율도 올리지 않기로 했다. 급격한 세 부담 증가로 반발이 커지자 한발 물러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추가로 조정될 가능성도 크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세제 개편안 정부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지난달 3일 내놓은 세제 개편안에서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되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실거주자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차별이라는 비판이 커지자 발표 29일 만에 물러섰다.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은 예정대로 14억원으로 높여 차등 원칙을 유지하기로 했다.
부부 공동명의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도 각각 4억원에서 6억원으로 조정했다. 실거주 부부 공동명의는 각각 9억원을 유지한다.
투자자 원성을 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개편안도 없던 일로 되돌린다. ‘무기한 계약기간’과 ‘연 납입한도 미사용분 이월’ 등 기존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29일 만에 원상복구
정부는 먼저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을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춘 원안을 취소하고 현행 기본공제액(12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종부세와 재산세를 합한 보유세 부담 상한율도 200%에서 현행 150%로 되돌렸다. 지난달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는 내년 보유세가 올해의 두 배까지 늘어날 수 있도록 상한선을 올렸는데 이를 백지화했다.
각각 9억원에서 4억원으로 내린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기본공제금액도 1인당 6억원으로 상향했다. 비거주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해주는 ‘부득이한 사유’는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향후 시행령에서 개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본공제금액과 세부담 상한을 종전 수준으로 유지하되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등을 통해 보유세를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세금을 올리는 속도가 느려질 뿐 세제 강화라는 방침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의결된 세제 개편안에는 ‘주가누르기방지법’ 수정안은 담기지 않았다. 정부는 최근 6년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동종업계 하위 10~25%에 머문 상장사를 주가누르기 기업으로 간주해 세 부담을 높이는 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당 등에서 규제 대상이 지나치게 적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는 추가 논의를 거쳐 정기국회 심사 과정에서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당정이 검토하고 있는 방안 중 하나는 ‘베어허그 지원법’이다. 베어허그란 저평가 상장사에 대해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인수하겠다는 적대적 인수합병(M&A) 제안이 들어오면 이를 주주에게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제도다. 적대적 M&A 제안이 공개되면 경영진에 기업가치를 높이라는 압박이 커져 주가 재평가를 유도할 수 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베어허그 M&A 지원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규/남정민/김익환 기자 black0419@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