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0년물 국채수익률 3% 도달…30년 만에 처음

입력 2026-09-01 19:07   수정 2026-09-01 19:42


일본의 기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일 심리적 임계점으로 여겨져온 3%선에 도달했다. 1996년 이후 30년만에 처음이다.

전 날 스콧 베선트 美재무 장관이 다시 한 번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을 간접적으로 요구한 것도 일본 국채 수익률 상승을 부추겼다.

1일 일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996년 9월 이후 이 날 처음으로 3%를 기록했다. 전 날 10년물 수익률은 2.941%였다. 5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사상 최고치인 2.26%로 올랐고,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1년 만에 최고치인 1.795%를 기록했다. 채권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 날 엔화도 달러당 160.1엔에 거래됐다. 160선을 돌파하며 시장 개입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미국과 일본은 7월 말 엔화 가치 지지를 위해 이례적으로 공동 개입을 단행했으나 약 한 달만에 엔화는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도쿄 증시에서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4.786%까지 치솟아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 날 장 초반 유럽시장에서 유럽 국채들도 매도되면서 수익률이 뛰었다. 유로존의 기준 국채 수익률로 평가되는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34%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영국의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글로벌 국채 수익률은 지난 31일 기준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3.72%까지 올라 2008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에서 3%는 심리적으로 중요한 임계점으로 여겨져 왔다. 3%를 넘으면 오랫동안 안정적 벤치마크로 여겨져 온 일본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생각을 재고하게 만들 수 있다.

일본 매크로 어드바이저의 오쿠보 타쿠지 상무이사는 이 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국채 수익률 상승은 일본은행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며, 시장이 최 금리를 1.5%에서 1.75% 이상으로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최종 금리란 중앙은행이 현재 통화정책 주기에서 금리 인하를 중단하거나 시작하기 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최고 금리를 말한다. 일본의 기준금리는 현재 1%이다.

싱가포르 TD 증권의 수석 금리 전략가인 프라샨트 뉴나하는 "일본 국채 수익률이 여기서 더 상승하면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일본 자산으로의 점진적 재분배가 유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국채(JGB)는 오랫동안 글로벌 채권 시장의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뒤집혔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국채 금리 급등은 일본 정부에는 큰 부담이다. 특히 일본은 '아베노믹스'를 잇겠다고 공약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공격적인 투자와 재정 지출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203~205%로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다. 만성적 재정적자로 골치를 썩고 있는 미국의 약 125%보다도 높다. 부채 비율이 높은 만큼 국채 금리가 높아진다는 것은 부채 상환 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채권 시장은 수개월간 압박을 받아왔다.

미국과 유럽, 일본등 주요국에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통화 긴축 우려,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로 최근 장기채 매도가 증가하고 있다. 또 정부 지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투자자들이 장기 채권 보유에 대한 기간 프리미엄을 더 요구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은 국가 부채가 40조 달러(약 5경5천조원)를 넘어섰고 차기 회계연도에도 사상 최대 규모로 예산을 편성할 가능성이 높다. 동일한 자금 풀을 놓고 정부의 국채 발행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투자 자금을 위한 채권 발행으로 경쟁하는 것도 국채 수익률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의 새로운 공방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흐름이 장기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로 유가가 상승하는 것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여 채권 수익률에는 악재다.

누빈의 글로벌 투자 전략가인 로라 쿠퍼는 "투자자들은 장기 보유 채권에 이러한 위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상쇄하기 위한 보험료(기간 프리미엄)을 더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거의 70%로 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다음 주 금리 인상은 이미 시장에 완전히 반영됐다.

최근 몇 주 동안 일본은행(BOJ) 정책위원들의 발언이 점점 더 매파적으로 변하면서, 투자자들은 일본은행이 이달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베선트 재무장관도 전 날 일본은행과 일본 정부에 통화정책 긴축을 촉구하며 압력을 강화했다.

스왑시장에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이미 90%로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엔화 약세와 국채 수익률 상승이 이어지고 있어 금리 인상후에 국채 가격과 엔화 가치가 안정될 지는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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