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검찰청은 2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박 전 본부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장윤기 사건 처리 당시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과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장 등 경찰 간부 3명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박 전 본부장은 광주광산경찰서 수사팀에 성범죄와 여고생 살인을 분리 수사하라는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는다. 다른 간부진은 박 전 본부장의 지시에 따라 일선 수사팀의 병합 수사 요구를 묵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의 지시 때문에 사건을 담당한 광주광산경찰서가 장윤기의 ‘강간살인죄’ 혐의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고 봤다.
장윤기는 지난 5월 함께 아르바이트하던 베트남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고, 여성의 집 근처를 배회하는 등 스토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틀 뒤 전남광주 광산구 대로변에서 일면식이 없는 여고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스토킹·강간 사건에서 살인 사건으로 이어지는 범행 과정이 밖으로 알려지면 ‘경찰이 적정하게 대응했다면 막을 수 있는 살인 사건’이라는 비난이 나올 것을 우려해 박 전 본부장이 분리 수사 지시를 내렸다”고 봤다.
박 전 본부장은 검찰의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며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그는 “조직의 부실 대응을 은폐하거나 여론 비난을 회피하려고 왜곡·축소 지시를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며 “사건 성격상 보안을 유지하고 기능별로 철저히 수사하라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통상적인 업무 지시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주지검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사안을 설명했지만 무리하게 공소 제기를 결정한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향후 진행될 재판 절차에서 거짓 없이 성실히 임하며 검찰의 무리한 기소였다는 점을 당당히 밝혀나가겠다”고 말했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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