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국민의힘 공천을 청탁하고 대가로 1억원을 건넨 박창욱 전 경북도의원이 자금 마련 과정에서 차명 계좌를 이용한 혐의로 징역 1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2일 박 전 도의원의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 전 도의원과 함께 기소된 배우자 설모씨에게 선고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도 그대로 확정됐다.
1·2심은 박 전 도의원이 공천 청탁의 대가로 전씨에게 1억원을 지급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이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쟁점은 돈을 받은 전씨를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볼 수 있는지와 1억원을 '정치자금'으로 볼 수 있는지였다. 전씨는 2021년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구성된 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활동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런 사정만으로 전씨가 정치자금법이 정한 '그 밖에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2022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전씨가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특정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에 관여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고 봤다.
전씨에게 건넨 1억원 역시 정치자금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정치자금은 정치활동을 위한 경비로 쓰일 것이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예상돼야 하는데, 공천 청탁 대가로 지급된 1억원이 전씨의 정치활동에 사용될 자금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 판단에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과 '정치자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을 지급하는 행위가 공직선거법상 처벌 대상인 만큼, 이를 위한 차명 금융거래 역시 금융실명법이 금지하는 '탈법행위를 목적으로 한 타인 명의 금융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죄는 성립하지 않더라도 공천 대가 지급이라는 위법한 목적을 위해 차명 계좌를 이용한 행위는 별도로 처벌할 수 있다는 취지다.
2심은 박 전 도의원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면서 도의원 후보로서 청렴한 자세로 민의를 도정에 반영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선거 과정에서 민의를 왜곡하려 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전 도의원과 특검 측이 모두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는 2024년 한 공사업체 대표로부터 농협이 발주하는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농협중앙회 임직원들에게 청탁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법원은 김씨가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농협중앙회 임직원이 취급하는 업무에 관해 청탁하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받은 돈 가운데 해당 청탁의 대가가 얼마인지는 명확히 특정할 수 없다며 추징은 명하지 않았다. 대법원 역시 이 같은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