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료와 껌, 단백질 바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인공 감미료인 소르비톨이 체내에서 간 손상과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과당으로 전환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설탕의 건강한 대안으로 여겨지던 당알코올 계열 대체당의 안전성이 흔들리면서 식품업계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7일(현지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문리대 화학과 및 의과대학 유전학·내과학 교수인 게리 파티(Gary Patti) 연구팀은 소르비톨이 대사 과정을 거쳐 간에서 지방간과 암을 유발할 수 있는 과당 형태로 변환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해당 연구 논문은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시그널링(Science Signaling)'에 실렸다. 연구진은 물고기 제브라피시(Zebrafish) 실험을 통해 체내에서 소르비톨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추적했다.
소르비톨은 사탕과 껌에 자주 첨가되지만, 복숭아와 자두 등 핵과류 과일에도 자연적으로 존재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소르비톨은 화학 구조상 과당으로 변하기 직전의 상태로 즉, 단 한 단계의 변환 과정만을 남겨둔 화합물이다. 이런 소르비톨이 체내로 들어가면 간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과당 유도체로 바뀐다.
과당은 전 세계 성인의 30%가 앓고 있는 지방간 질환의 주원인일 뿐만 아니라, 대사 부산물이 암세포의 전이와 성장을 돕는 핵심 에너지가 된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대체당의 독성을 막아주는 방어선은 장내 미생물에 있는데, 장 속에 소르비톨을 분해하는 에어로모나스(Aeromonas)와 같은 유익균이 충분할 경우에는 소르비톨이 무해한 세균 부산물로 바뀌어 체외로 배출된다.
하지만 이 같은 유익균이 부족하거나, 무설탕 제품을 과도하게 섭취해 장내 처리 능력을 초과하게 되면 소르비톨은 분해되지 않은 채 간으로 간다.
게리 파티 교수는 "소르비톨과 같은 당알코올이 대사 과정 없이 단순히 체외로 배출된다는 기존 관념은 잘못됐다. 실험 동물에게 투여한 소르비톨이 전신 조직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명확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설탕 대체재를 찾을 때 공짜 점심(대가 없는 이득)은 없다. 무설탕 라벨만 믿고 가공식품을 과다 섭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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