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직원에게 이번 반도체 호황은 ‘성과급 대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근로소득을 모아 자산가로 발돋움하는 ‘계층 이동의 골든타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전닉스의 두둑한 성과급이 새로운 부유층을 형성하고 있다”(로이터통신)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평균 연봉은 각각 1억5800만원, 1억8500만원이다. 내년에는 여기에 각각 5억원 넘는 성과급이 더해질 전망이다. 일부 직원의 한 해 소득이 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을 넘어설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동탄에 있는 금융회사들은 ‘반도체 머니’를 유치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유안타증권 동탄지점은 반송동에서 동탄2신도시로 확장 이전을 검토 중이다. 비대면 거래 확대로 증권사들이 전국 지점을 줄이는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유안타증권 동탄지점 예탁자산은 이날 기준 62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약 44% 늘었다. 노지현 유안타증권 동탄지점장은 “이 지역 고소득 직장인이 시간이 지나면 핵심 자산가층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회사 안에서도 투자 정보 공유가 활발하다. 유망 종목을 추천하는 것을 넘어 세금 부담을 줄여 실제 손에 쥐는 수익을 높이는 방법도 나눈다. 삼성전자 직원 A씨는 최근 사내 익명 커뮤니티에 미국 기술주 등 주식 투자로 올해 약 6000만원 수익을 낸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약 1200만원의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초고배당 펀드 상품을 활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투자 목적으로 서울 ‘상급지’ 주택을 매수하려는 수요가 눈에 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매수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경기 화성·이천 거주자의 서울 부동산 매수는 2488건으로 전년 동기(1582건)보다 57.3% 증가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셔세권’이란 용어가 유행하고 있다. 삼전닉스 셔틀버스가 다니는 지역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삼성전자 직원은 “사내부부라 둘이 2~3년간 받을 성과급과 사내대출까지 끌어오면 예산이 18억원 정도”라며 “셔틀버스가 다니는 서울 강동구 쪽으로 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백화점업계도 호황이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올해 1분기 전국 31개 점포 중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럭셔리 주얼리·시계 매출은 45%, 명품 매출은 40% 늘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부터 올해 말까지 이천·화성, 청주 등 반도체 수혜지역의 누적 소비 증가액을 1조7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우연수/최영총 기자 coinciden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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