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도 언론 플레이"…'부산 돌려차기' 재판장 발언 '논란'

입력 2026-09-09 22:47   수정 2026-09-09 23:15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9일 재판장의 말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의 재판을 맡은 재판장이 "피해자 역시 언론 플레이가 있지 않았냐"고 말한 것에 반발한 것이다.

부산고법 형사2부(박운삼 부장판사)는 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의 항소심 공판을 열고, 이씨와 함께 수감됐단 A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측 변호인과 재판장 사이에서 이례적인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재판의 핵심 쟁점은 이씨가 구치소에서 피해자에 대한 보복성 발언을 한 것이 제 3자를 통해 피해자에게 전달되도록 할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였다.

재판장이 증인신문 과정에서 "피고인은 피고인대로 자기 주장을 하는데, 그러한 주장에 대해 피해자가 겁먹을 내용은 아니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피해자 측 변호인은 "가해자가 언론 플레이를 한다고 해서 피해자가 상처받지는 않는다는 말에 대해 한마디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장이 발언 취지를 설명하며 "피해자 역시 재판 과정에서 상당히 언론 플레이가 있었지 않으냐"고 말했고, 피해자 측 변호인은 피해자의 언론 활동을 '언론 플레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재판장은 "이 사건이 왠지 정치화되는 느낌이 든다"라며 "우리 재판부는 그런 판단은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사실이 무엇인지를 확인해 법률을 적용할 뿐"이라며 공방을 마무리했다.

피해자 김 씨는 이후 SNS를 통해 "누가 억울하면 공론화하라고 했나"라며 "판사가 저는 보복 협박이 안 무서웠을 거라고 한다"며 글을 올렸다.

이어 "급작스럽게 변론 재개돼서 급하게 변호사를 선임하고 오늘 재판장에 갔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이러면 어느 누가 피해자를 위해 제보하고 어느 누가 신고를 할까"라고 되물었다.

한편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A씨는 이씨와 함께 2주간 수감됐던 기간 이씨가 피해자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증언했다.

A씨는 "저녁만 되면 그런 소리를 하고 사건 기록을 보다가도, 어디에 편지를 쓰다가도 계속 이야기했다"고 했다. A씨는 이씨와 대화에서 피해자가 겁을 먹어 언론 인터뷰 등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유튜버인 A씨는 자신의 채널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린 이유에 대해선 "피고인이 계속 보복을 얘기하고 '나가면 죽여 버릴 거다'는 이야기하니 피해자의 안위가 걱정돼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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