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혼자 사는 고령자가 빠르게 늘면서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비대면 안부 확인’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 전구나 전기포트, 문 열림 센서처럼 일상에서 사용하는 기기의 작동 여부를 확인해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방식이다. 고독사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고령자의 사생활도 보호할 수 있어 지방자치단체들도 보조금 지원에 나서고 있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야마토운수는 고령자 주택의 조명 사용 여부를 확인하는 ‘헬로라이트 방문 플랜’을 운영하고 있다. 월 이용료는 1738엔이다. 가족이 이상 징후를 확인해 연락하면 지역 영업소 배송 직원이 직접 고령자의 집을 찾아가 인터폰 응답이나 우편물 적체 여부 등을 살핀 뒤 가족에게 상황을 전달한다.
서비스에 쓰이는 ‘헬로라이트’는 SIM이 내장된 전구다. 별도의 와이파이나 인터넷 환경이 필요하지 않고 화장실이나 세면실 등 자주 사용하는 조명에 설치하면 된다. 24시간 이상 전등의 점등·소등 기록이 없으면 가족에게 이메일로 알림이 간다.
생활가전을 활용한 안부 확인 서비스도 있다. 조지루시마호빈은 2001년부터 전기포트 사용 기록을 가족에게 전달하는 ‘미마모리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초기 비용 5500엔, 월 이용료 3300엔으로 차를 끓이는 등 포트를 사용한 기록을 하루 세 차례까지 전달한다. 평소와 다른 시간대에 포트 사용이 확인되면 생활 패턴 이상을 파악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문을 열고 닫거나 특정 공간을 지나는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형 서비스도 늘고 있다. 일정 시간 움직임이 없을 경우 가족에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카메라를 설치하지 않고도 생활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상대적으로 작다.
지자체도 보급 지원에 나섰다. 도쿄도 세타가야구는 지난 4월부터 구에 등록된 안부 확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령자에게 월 이용료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야마토운수의 헬로라이트 방문 플랜도 도쿄·가나가와·지바·사이타마 등 수도권 17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입이 진행 중이다. 무사시노시는 지난 6월부터 설치 후 1년간 이용료를 부담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시장 확대 배경에는 급증하는 독거 고령자가 있다. 일본 내각부 등에 따르면 2020년 65세 이상 1인가구는 약 672만명으로 15년 전의 1.7배 수준이다.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2040년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택에서 숨진 독거 고령자는 약 5만8900명에 달했다.
고독사 문제는 주거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망 후 발견이 늦어질 경우 실내 청소와 원상복구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 집주인이 독거 고령자의 입주를 꺼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같은 불안을 겨냥한 서비스도 등장했다. 긴급통보 업체 홈넷은 임대주택 관리회사를 대상으로 헬로라이트를 활용한 안부 확인 서비스와 경비업체 긴급출동, 사망 이후 원상복구 비용 보상을 결합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거주지원주택’ 인증제도는 고령자와 장애인의 임대주택 입주를 지원하는 제도로, 인증 주택은 하루 한 차례 이상 안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에 따라 ICT 기반 모니터링 기기의 활용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이상 징후를 감지한 뒤 실제로 누가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할지,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는 과제로 남아 있다. 전문 경비회사를 이용하면 비용이 커지는 만큼 임대료 상승으로 부담이 큰 저소득 고령자까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section data-testid="conversation-turn-24" data-turn="assistant" data-turn-id="request-WEB:f5817713-2d06-45b8-9eaf-9467b2a0bd47-11" data-turn-id-container="request-WEB:f5817713-2d06-45b8-9eaf-9467b2a0bd47-11" dir="auto">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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