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산후조리비 지원 예산 축소 논란과 관련해 "민선 9기 도정이 임의로 예산을 깎은 것이 아니다"라며 직접 해명에 나섰다. 올해 경기도 예산이 사실상 9개월치만 편성된 '불완전 예산'이어서 한정된 재원을 놓고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추 지사는 "괜히 '미생예산'이라고 말씀드린 것이 아니다"라며 경기도의 재정 상황과 산후조리비 지원 예산 조정 배경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13일 밝혔다.
추 지사는 올해 본예산 단계에서 주요 사업비가 연간 소요액보다 부족하게 편성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경기도 예산은 애초부터 9개월치만 편성돼 있었고, 그대로 두면 사실상 모든 사업이 9월이면 종료되도록 불완전 예산을 짜뒀다"고 적었다.
민선 9기 출범 당시 추가 재원을 마련할 여력도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추 지사는 "제가 취임했을 때는 이미 지방채를 5차례 발행하고 각종 기금까지 상당 부분 끌어다 쓴 뒤였다"며 "석 달치 예산은 비어 있는데 그 공백을 메울 돈이 남아 있지 않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남은 재원을 어디에 투입할지를 놓고 사업 간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추 지사의 설명이다. 특히 급식과 장애인·취약계층 지원처럼 중단하기 어려운 사업을 유지하려면 다른 사업의 지출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추 지사는 "아이들 급식과 장애인·취약계층 지원까지 멈출 수는 없었다"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줄이고 또 줄여 겨우 마련한 재원으로 여러 사업 중 불가피하게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추 지사는 산후조리비와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을 그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집행부가 수차례 논의를 거쳐 추가 재원을 산후조리비보다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에 우선 투입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산후조리비는 국비 지원이 있는 만큼 한정된 도비를 더 넣기보다, 예산 부족으로 9월 종료 위기에 놓인 난임부부 시술비를 살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추 지사는 "아이를 갖기 위해 애쓰는 난임부부에 대한 지원만큼은 중단되지 않도록 추가 재원을 어렵게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해명은 산후조리비 지원 축소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재정 상황과 정책 우선순위 결정 과정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개별 복지사업 조정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도 전체 재정 운용의 어려움에서 비롯된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추 지사는 현재 재정 상황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추 지사는 "지금 경기도 재정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도지사로서 재정을 정상화할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경기도 재정을 반드시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수원=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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