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상 미국 중간선거가 있는 해엔 선거를 앞두고 증시 변동성이 커진다. 11월 중간선거는 미국 대통령의 임기 후반 정책 영향력을 결정하는 주요 모멘텀이라서다. 선거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 장세를 피해 잠시 투자금을 넣어 둘 만한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이유다.
“현금을 그냥 들고 있자니 아깝고, 주식을 대량 매수하기엔 부담스럽고…” 변동성 장세를 거치는 투자자들의 흔한 고민이다. 국내 증시의 대형 변수는 11월 3일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다. 반도체·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 주가에 영향을 줄 데이터센터 규제, 향후 재정 정책과 부채 한도 대응 등 미국의 주요 정책 방향이 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11월 중간선거 전, 자금 대피 전략
이런 장에서 필요한 건 시간을 사는 포트폴리오다. 주식을 적극 매입하거나, 반대로 투자금 전부를 예수금(현금)으로 빼는 건 기회비용이 크다. 현금을 마냥 놀리지 않으면서도 기회가 오면 재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쓸 만한 투자처들을 돌아볼 때다.
가장 보수적인 피난처는 파킹(주차)형 상품이다. 주식 계좌 안에서 대기자금을 운용해 이자를 챙기고, 원하는 때 장중에 주식으로 갈아탈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이 대표적이다.
만일 10월부터 미국 중간선거 이후까지 약 한 달만 자금을 세워 둘 투자자라면 가장 먼저 원화 KOFR 금리형 ETF를 고려할 만하다. 일반적인 주식·채권 ETF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낮고 환금성이 높아서다.

KOFR은 ‘한국의 무위험지표금리’를 뜻한다. 신용위험이 거의 없는 거래를 기준으로 산출해, 투자자가 신용위험 없이 얻을 수 있는 이론상 최소수익률의 기준으로 활용한다. KOFR 금리 ETF는 이 하루짜리 금리를 매일 복리로 쌓는 구조에 가깝다. 오늘 받은 이자를 내일 원금에 더하고, 그 금액에 다시 이자가 붙는 식이다.

9월 중순 기준 KOFR은 약 3%였다. 연 3% 수준의 수익률이 유지된다고 단순 가정하면 1억 원을 30일간 운용했을 때 세전 약 25만 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큰 수익은 아니지만 한 달 동안 투자 기회를 기다리며 돈을 그저 묵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물론 실제 수익률은 시장 금리 추이와 ETF별 운용보수, 거래비용 등에 따라 달라진다.
CD 금리 ETF는 은행이 비교적 짧은 기간 자금을 조달할 때 발행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추종한다. 주로 91일물 CD 금리를 활용한다. KOFR과 달리 은행의 자금 사정과 신용도, 만기 프리미엄 등이 금리에 반영된다.
머니마켓(MMF) 액티브 ETF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환매조건부채권, 기업어음, 만기가 짧은 채권 상품 등을 섞어 단기 금리보다 조금 나은 정도의 수익을 추구한다. KOFR형보다 운용 대상이 넓기 때문에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가격 변동 가능성도 좀더 크다.
이들 파킹형 상품은 만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주식 계좌에서 장중 거래할 수 있어 대기자금을 다시 주식으로 옮기기도 쉽다. 그러나 각각을 ‘원금보장형’으로 봐서는 안 된다. 은행 예금과 달리 예금자 보호를 받지 않는다. 기준금리 영향도 빠르게 받는다.
파킹형 ETF에 투자할 땐 총보수와 실부담비용, 순자산, 거래량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거래량이 적어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 간 차이가 크면 사고파는 순간 비용이 늘어나서다. 단기간 운용한다면 이때 비용이 그간 받은 이자를 넘어설 수도 있다.
CMA, 입금하면 알아서 운용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도 활용할 수 있다. CMA는 투자자가 계좌에 입금한 돈을 증권사가 단기 금융 상품에 투자하고, 발생한 수익 일부를 지급하는 구조다. 투자자가 별도로 매매를 하지 않아도 된다.
CMA는 증권사가 계좌 안의 돈을 무엇으로 운용하느냐에 따라 RP형·MMF형·발행어음형 등으로 나뉜다. 증권사마다 CMA 운영 방식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계좌를 개설할 때 한 가지 운용 유형을 선택한다. 대표적 CMA 유형인 RP형 CMA는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을 고객에게 팔고, 나중에 약속한 가격으로 되사는 환매조건부채권 거래를 활용한다.
9월 기준 삼성증권·메리츠증권 등의 CMA RP형 기본 수익률은 연 2.5%(세전)이다. 은행의 입출금통장처럼 돈을 넣고 빼기 편하면서, 일반적인 은행 수시입출금통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단, CMA 입금액도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며, 원금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좀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면 초단기채와 단기 우량채 ETF로 눈을 돌릴 수 있다. 초단기채 ETF는 일반적으로 만기가 수개월 이내인 국채·통안채·은행채·기업어음 등에, 단기 우량채 ETF는 우량 회사채와 금융채 등에 투자한다. 통상 이자수익과 금리 하락에 따른 가격 상승을 함께 노린다.
기대 수익이 높은 만큼 가격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높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미국 물가와 금리 전망은 중간선거 전후 급변할 수 있다. 각 ETF를 긴 호흡으로 보유한다면 이자를 받으며 가격이 오를 때까지 기다릴 수 있겠지만, 중간선거 이후 자금을 빼내 빠르게 증시에 복귀하기를 원하는 투자자라면 작은 평가손실로도 마음이 불편할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두 달 이내에 주식을 살 자금은 초단기채 ETF까지만 고려하고, 단기 우량채 투자는 보유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자금으로 한정하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변동성 구간 전략적으로 활용하라
또 다른 선택지는 커버드콜 ETF다. 주식 노출을 확 줄이고 싶지 않고, 증시 방향성에 강하게 베팅하기도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이 선택할 만한 ‘중간지대’다. 원금을 잠시 세워 두는 파킹 상품이 아니라, 주식 시장에 계속 참여하면서 현금흐름을 얻는 방어적 주식 전략에 가깝다.

커버드콜 ETF는 개별 주식이나 지수를 보유하면서 콜옵션을 팔아 받은 프리미엄을 주요 재원으로 분배금을 준다. 이 ETF의 주요 수익원인 옵션 프리미엄은 이자가 아니다. 주가가 크게 올랐을 때 얻을 수 있는 상승 수익의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미리 받는 대가다. 이 때문에 주가가 급등하는 시기엔 상승분을 온전히 누리지 못할 수 있지만, 변동성이 큰 횡보장세에선 현금흐름을 만들어줄 수 있다. 반면 선거 전 하락장세가 길어진다면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
장치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간 선거가 있는 해엔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돼 9월부터 점차 변동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크지만, 변동성이 정점을 지난 이후에 통상 증시가 상승했다”며 “선거 전 기간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라”고 말했다.



선한결 한국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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