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대형 전기 목적기반차량(PBV)인 PV7을 14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날 독일 하노버에서 개막한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다. 기아가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럽 밴 시장을 겨냥해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신 인포테인먼트 및 인공지능(AI) 기능, 긴 주행거리 등을 앞세워 폭스바겐, 포드 등이 장악한 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아는 이날 하노버 메세 전시장에서 두 번째 전기 PBV인 PV7의 카고 롱 모델과 패신저 롱 모델 등을 선보였다. 카고 모델은 짐을 싣는 데 특화됐고, 패신저 모델은 많은 승객이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된 차량이다. 롱 모델보다 길이가 짧은 컴팩트 모델 등 23종의 PV7 파생 모델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출시 일정과 관련해 “내년 6월 생산을 시작해 같은 해 하반기 국내와 유럽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후속 모델인 PV9도 2029년 출시할 예정이다.PV7은 PBV 전용 전동화 플랫폼 ‘E-GMP.S’를 기반으로 제조됐다. 이 때문에 넓고 평평한 실내 및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용도에 맞춰 구조를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고전압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를 장착해 롱레인지 모델은 1회 충전으로 460㎞ 이상(WLTP 기준) 주행할 수 있다.
차체 길이(전장)는 롱 모델 기준 5350㎜에 달한다. 현대자동차 스타리아(5255㎜) 보다 차체가 길다. 차량 적재량과 승차 인원을 충분히 확보해 여객 및 배송 등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차량폭(전폭)은 1995㎜, 차량 높이(전고)는 1990㎜다. 디자인은 ‘원 박스’ 실루엣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기아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플레오스 커넥트’와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 AI’ 등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송호성 사장은 “대형 밴은 경상용차 시장의 메인 세그먼트이자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며 “PV5를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동급 최고 성능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기아가 유럽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 지역의 전동화 밴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에서 신규 등록된 밴 중 전동화 차량 점유율은 13.2%로 전년 동기(9.5%)보다 41.6%가량 높아졌다. 기아는 PV5가 올해 상반기 유럽 중형 전기 밴 점유율 30.4%를 기록한 상황에서 대형 전기 밴 시장까지 장악하겠다는 계획이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가 주최하는 IAA는 세계 최대 규모 자동차 전시회다. 홀수 해에는 승용차를 중심으로 하는 ‘IAA 모빌리티’가, 짝수 해에는 상용차를 다루는 IAA 트랜스포테이션이 각각 뮌헨과 하노버에서 열린다.
하노버=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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