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장까지 통제?"…'故 오요안나 사건' 수습하려다 역풍 맞았다 [분석+]

입력 2026-09-29 19:28   수정 2026-09-29 20:52

"복장까지 통제?"…'故 오요안나 사건' 수습하려다 역풍 맞았다 [분석+]


고(故) 오요안나씨와 최아리씨. 두 사람 모두 MBC 기상캐스터였고 프리랜서로 계약했다. 하지만 노동자성을 둘러싼 판단은 달랐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서울지노위)는 오요안나씨 사례와 달리, 최근 최씨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했다.

29일 한경닷컴이 입수한 서울지노위의 MBC 부당해고 구제신청 판정서에 따르면, 서울지노위는 최씨가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했다. 서울지노위는 최씨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고, MBC와의 계약종료가 부당해고라고 봤다.
최아리 "사실상 근로자" vs MBC "프리랜서 계약"
최씨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계약이 끝난 후에도 지난 2월6일까지 방송국에서 근무했다. 그 사이 MBC는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기상기후 전문가'를 정규직으로 뽑기로 했다. 전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 씨 사망 이후 제시된 수습책의 일환이었다. MBC는 지난해 12월 기상기후 전문가 채용공고를 올렸고 최씨도 여기에 지원했다. 하지만 그는 합격하지 못했다. 최씨의 MBC 출연계약 관계는 2월7일 종료됐다. 최씨는 이를 단순한 계약 만료가 아니라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보고 올해 4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냈다.

판정문에는 최씨가 어떻게 일했는지가 구체적으로 담겼다. 최씨는 MBC 뉴스데스크 기상특보 외에도 '오늘비와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거기서 그는 원고 내용, 단어, 제스처, 시선 처리, 진행 방식을 지시받았다. 복장도, 인스타그램 게시물도 관리받았다. 출산휴가를 쓸 때는 윗선에 보고해 허락받았다. 방송에 나갈 수 없는 날에는 대체근무자를 구한 뒤 팀장에게 보고하고 확인을 받았다. 다른 방송국 출연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회사가 승인한 서울관광재단 프로그램에만 출연했다. 업무수행 지휘·감독을 회사 측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이를 두고 최씨는 '프리랜서'란 명칭과 달리 회사 지휘를 받는 등 사실상 근로자처럼 일했다고 주장했다. 방송시간에 맞춰 출근하고, 원고·그래픽 수정·휴가·복귀 모두 회사 관리를 받았다. 특히 최씨는 2018년에 입사한 이후 7년 넘게 계약을 갱신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무기계약직이나 마찬가지였다고 강조했다. 단순 계약 만료를 근거로 해고를 통보할 수 없다는 의미다. 구두 계약 종료는 서면 통지 없는 부당해고라는 게 최씨의 입장이다.

MBC는 프리랜서 출연계약이라면서 제작상 협의·품질 관리를 지휘·감독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출연 횟수에 따라 출연료를 줬고 출퇴근 시간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다른 정규직 직무를 도입한 것으로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지노위 "프리랜서 명칭보다 실제 업무"…근로자성 인정

서울지노위는 최씨의 손을 들었다. 서울지노위는 최씨가 작성한 원고가 MBC의 확인·승인을 받고, 제작회의에서 방송 내용과 그래픽이 정해지는 과정을 회사 측과 근로자 측의 협업이 아닌, 회사가 방송 제작 과정에 관여하고 결정해 최씨가 그에 따른 노무를 제공한다고 봤다.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업무 지시를 받았다는 의미다. 특히 '오늘비와 프로그램'에서 MBC가 취재 대상·장소를 지정하고 원고·표정·말투·복장·CG에 관여해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MBC의 반박 근거인 '정해지지 않은 출퇴근 시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지노위는 "출·퇴근 시간이 형식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근무시간에 대한 구속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뉴스데스크 편성과 오후 4시께 제작회의에 맞춰 일해야 했어서다. 휴가·복귀 때 보고 하고 허락받은 점은 "단순한 방송품질 관리나 출연일정 조율을 넘어 최씨의 업무수행과 근태를 구체적으로 관리·통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MBC가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새로 도입한 '기상기후 전문가' 직무에 날씨 정보 전달이 포함된다는 점도 서울지노위는 주목했다. 서울지노위는 "최씨가 수행한 업무 역시 일시적·한시적인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사용자의 방송업에서 상시·계속적으로 필요한 업무였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최씨가 2년 넘게 일했고 기간제법상 예외도 없었다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2020년 9월을 기점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서울지노위는 "이 사건 출연계약 종료 통보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못 박았다. 이어 "이 사건 출연계약 종료 통보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지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만큼 부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MBC엔 최씨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 기간 정상적으로 일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최씨를 대리한 김승현 노무법인 시선 대표노무사는 "방송 현장의 실제 업무운영이 상당히 위계적이고 종속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노동위원회가 세밀한 증거조사를 통해 확인했다는 데 이번 판정의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