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너 달 전만 해도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이렇게 무너질 줄은 몰랐다. 표면적으로는 6·3 지방선거 이후 악재가 복합적으로 불거진 탓이다. 부동산 정책 논란 속 여권 분열은 내전을 방불케 했고,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 참사까지 벌어졌다.갑작스러운 민심 이반에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우리 가족과 이웃의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란 기대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지율이 고꾸라질수록 여권 권력다툼이 심화하고, 국정 동력이 약해진다. ‘대체불가 대한민국’의 실용주의 노선이 벌써 악순환의 기로에 놓인 것이다.
대통령 지지율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지율은 출범 초 64%에서 이달 37%로 하락했다. 중도층 민심 이탈 영향이 컸다. 중도층의 작년 6월 경기 낙관 비율은 51%, 대통령 지지율은 69%에 달했지만 현재 낙관 비율은 반토막(26%) 났고, 지지율도 38%로 낮아졌다.
취임 초기엔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는 ‘흑묘백묘론’에 공감하는 이가 많았다. 탈이념·탈진영 실용주의 노선은 중도층 마음을 움직였다. 행정부와 입법부를 모두 쥔 강한 정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역대급 반도체 호황 속에 증시가 폭발적으로 반응하면서 ‘잘사니즘’ 기대를 부풀렸다.
정부는 반도체·방위산업을 앞세워 사상 최대 수출 성과를 내고 있다. 막대한 세수를 앞세워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도 신설했다. 메가 프로젝트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거침없는 국정 운영에 물음표가 생기자 여권 내홍이 심해지고, 중도층이 앞장서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추석 직전 기자회견에서 통합 메시지를 강조한 대통령을 향해 유 작가는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했다. 법무부 안에 수사 검찰과 기소 검찰을 나누는 것이 원래 검찰개혁의 최대치라고 말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검사 보완수사권까지 없앤 마당인데, 검사 출신은 절대 안 된다는 ‘문조털래유’의 공격을 받고 중대범죄수사청장 임명도 못 하고 있다. 대통령 공소 취소 논란과 사법부와 대법관 제청 갈등도 탈이념·탈진영 실용주의 기대를 저버리게 한다.
여권 내전은 그들만의 권력 싸움이 아니다. 우리 가족과 이웃의 살림살이에 직결된다. 2028년 총선까지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실용주의 정책 노선이 정치 논리에 따라 어떻게 흘러갈지 똑똑히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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