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가 재정위기 해법으로 내놓은 지방세제 구조개편안이 국회 입법 절차에 들어갔다. 지방소비세율을 올리고 국세인 법인세 일부를 광역지방세로 돌리는 게 핵심이다. 도는 세 가지 방안이 모두 실현되면 앞으로 4년간 약 14조1000억원의 재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경기도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18명이 지방세제 구조개편 3대 과제를 담은 6개 법률 개정안을 2일까지 차례로 발의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개정 대상은 지방세법과 부가가치세법, 법인세법, 지방세기본법 등이다. 추미애 경기지사가 취임 초부터 정부와 국회에 건의해온 지방재정 확충 방안이 실제 입법 단계로 넘어간 것이다.
가장 큰 재정 효과가 기대되는 방안은 지방소비세율 인상이다. 현재 부가가치세액의 25.3%인 지방소비세율을 3년에 걸쳐 해마다 5%포인트씩 올려 40.3%까지 높이는 내용이다. 도가 추산한 재정 효과는 4년간 약 8조3000억원으로, 세 가지 개편안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도는 지방소비세 확대로 취득세에 쏠린 세입 구조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취득세는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면 곧바로 급감할 만큼 경기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만큼, 소비를 기반으로 하는 지방소비세의 비중을 늘려 세입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국세인 법인세 일부를 지방세로 돌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광역자치단체 보통세에 ‘지방법인세’를 신설하고, 국세 법인세의 5%를 광역지방세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산업단지와 광역교통망 등 기업 활동에 필요한 대규모 기반시설을 지방정부가 조성하는 만큼, 기업이 성장하면서 늘어나는 세수도 지방정부와 나눠야 한다는 게 도의 논리다. 도는 복지와 안전은 물론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과 산업 기반시설 조성으로 광역자치단체의 재정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법인세 5%가 광역지방세로 이양되면 도 세입은 4년간 약 4조3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소방재원 확충 방안도 법안에 담겼다. 올해 말 일몰 예정인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 가운데 43.99%를 소방분 지역자원시설세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세금을 새로 늘리지 않고 기존 세원의 용도를 조정해 소방 인건비 등에 쓸 재원을 마련하는 구조로, 도는 이를 통해 4년간 약 1조5000억원의 소방재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 가지 개편안에 따른 도의 추가 재원 추계액은 지방소비세 인상 8조3000억원, 법인세 지방 이양 4조3000억원, 소방재원 전환 1조5000억원 등 4년간 모두 14조1000억원에 이른다.
도가 세제 개편에 나선 것은 재정 운용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최근 부동산 거래 위축으로 취득세는 줄어드는데 복지와 사회간접자본(SOC) 지출은 늘고 있다. 도는 기존 세출 구조조정만으로는 중장기 재정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보고, 국세와 지방세 배분 구조 자체를 손봐야 한다고 정부와 국회에 요구해왔다.
이번 개편안은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분권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정부는 국정과제 53번 ‘지방재정 확충으로 자치재정권 확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3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 자체 세입을 늘려 중앙정부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추 지사는 “경기도가 제안해 온 지방세제 구조개편 3대 과제가 국회 입법으로 구체화됐다”며 “지방정부의 재정 자율성과 지역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국회·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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