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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이주여성 산모 산과 합병증 위험, 한국 여성보다 높지 않아"

입력 2026-10-02 16:23  

서울대병원 "이주여성 산모 산과 합병증 위험, 한국 여성보다 높지 않아"



이주여성의 주요 산과 합병증 발생 위험은 한국 출생 여성보다 높지 않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주여성 산모는 의료 접근성이 낮아 고위험군이라고 인식하기 쉽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은 이승미 산부인과 교수와 이진용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팀이 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된 분만 진료 20만2690건을 분석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해외에선 언어·문화적 장벽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이주여성의 모성 사망률과 합병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반면 한국은 등록 외국인도 건강보험을 적용해 임신·출산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런 보건의료 체계 차이 등이 이주여성의 출산 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설계했다.

이들은 주민등록 체계상 등록 외국인 여성을 이주여성으로 규정하고 이들의 산전진찰 이용과 주요 산과 합병증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임신·출산 과정에서 주요 산과 합병증을 하나 이상 겪은 비율은 이주여성 24.1%, 한국 출생 여성 25.9%로 비슷했다. 산모 100명 중 25명꼴로 두 집단 간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나이, 의료보장 유형, 거주 지역, 산전진찰 이용 정도처럼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조건을 똑같이 맞춘 뒤 다시 비교했다. 그 결과 이주여성의 주요 산과 합병증 위험은 한국 출생 여성보다 9% 낮았다. 질환별로 보면 임신 중 혈압이 높아지는 임신성 고혈압 위험은 36%, 분만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난산 위험은 18% 낮았다.

이런 차이는 35세 미만 산모에게서 뚜렷하게 확인됐다. 35세 이상 산모는 두 집단 간 차이가 없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이주 여부와 관계없이 합병증 위험이 비슷해진다는 의미다.

집단별 특성도 달랐다. 이주여성 산모는 평균 30.5세로 한국 출생 여성(33.0세)보다 2.5세가량 젊었다. 제왕절개 비율은 49.5%로 한국 출생 여성(56.3%)보다 낮았다.

임신 중 받은 산전진찰은 평균 15회로 한국 출생 여성(18회)보다 적었다. 다만 이 수치도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최소 8회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산전진찰을 9회 미만 받은 산모 비율은 이주여성이 10.1%로, 한국 출생 여성(2.1%)보다 높았다.

연구를 진행한 2013~2022년 10년간 국내 분만 건수는 40만5784건에서 20만2690건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전체 분만 중 이주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4.04%에서 2022년 5.31%로 늘었다.

이승미 교수는 "한국의 이주여성은 한국 출생 여성보다 주요 산과 합병증 발생 위험이 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의 보편적 건강보장이 중요한 보호 기반으로 작동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진용 교수는 "이주여성이 임신 초기부터 필요한 정보를 얻고 언어와 문화, 근무·돌봄 여건의 장벽 없이 지속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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