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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광고가 필요없는 사람들에게 돈을 쓰는 건 아닐까

입력 2026-10-02 17:29  

검색 광고부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광고, 인플루언서 마케팅까지. 기업이 온라인에서 잠재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런데 무엇이 매출 증가에 진짜 도움이 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효과를 제대로 따지지 않고 돈만 쓰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일일지 모른다.

메타의 최고데이터책임자(CDO)인 알렉스 슐츠가 쓴 <클릭 히어>는 이처럼 효과 없는 곳에 광고비를 쏟아붓는 일을 막도록 돕는 디지털 마케팅 전략서다. 이베이를 거쳐 2007년 페이스북(현 메타)에 합류한 저자는 목표 고객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부터 광고 채널은 무엇을 골라야 하는지, 마케팅의 성과를 어떻게 측정해야 하는지까지 현장에서 익힌 원칙을 촘촘히 정리했다.

많은 기업과 소상공인, 개인사업자가 관성적으로 디지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광고비를 쓰면 노출과 클릭 수는 늘어나게 돼 있다. 매출도 증가할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그 매출 증가분이 정말 광고 덕분인지 찬찬히 따져보는 것이다. 광고하지 않았어도 발생했을 매출까지 성과로 계산하면 효과를 부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이 지점이다. 마케팅으로 인해 추가로 발생한 성과를 뜻하는 ‘증분 효과’를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효과가 없는 광고를 설명하기 위해 온라인 검색 광고와 관련한 한 실험을 소개한다. 과거 이베이의 인터넷 마케팅팀은 ‘이베이’라는 키워드를 구매해 검색창에 이 단어를 입력하면 자사 광고가 나오도록 했다. 실험 결과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이베이’를 검색한 사람이라면 광고가 없어도 사이트를 찾아갔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이 드러난 것. 원래 일어났을 행동을 위해 광고를 한 것이다.

무엇을 목표로 할지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저자는 추구할 명확한 ‘북극성’을 세우고 여기에 맞는 핵심 지표를 측정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페이스북 서비스 운영자들이 한때 ‘유입 사용자’와 ‘이탈 사용자’에만 집중했다고 소개한다. 하지만 추구해야 할 ‘순 성장’을 ‘유입 사용자-이탈 사용자+재활성 사용자’로 정의해 다시 계산하자 다른 그림이 나타났다. 떠났다가 돌아온 재활성 사용자와 이탈 사용자가 각각 신규 유입 사용자의 두 배에 달했던 것이다. 기존 이용자의 이탈을 막고 떠난 사람을 다시 불러오는 일도 중요하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저자는 ‘마케팅 퍼널’이라는 마케팅 이론 개념에 주목한다. 소비자를 인지-의도-결정-행동 단계로 나눠 보는 체계다. 그는 미국에서 왓츠앱(메신저 앱)을 키울 때는 아직 서비스를 모르는 사람이 많아 ‘인지’를 높이는 데 집중했지만, 이미 대부분이 알고 있는 페이스북은 비사용자가 실제 사용을 고려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였다고 설명했다. 퍼널에서 어떤 단계에 있는 소비자에게 집중하는지에 따라 필요한 마케팅은 달라지는 것이다.

채널 선택에 관한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저자는 업계에서 효과가 검증됐고 경쟁사가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채널부터 살펴보라고 한다. 이후 선택지를 마련한 뒤 체계적인 방법으로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 타깃을 정할 때도 나이와 성별 같은 인구학적 정보만 보기보다 실제 행동에 주목하라고 강조한다. 부모에게 줄 선물로 남성용 제품을 구매하는 여성처럼, 인구학적 설명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소비자가 있기 때문이다.

좋은 전략을 실행할 조직을 꾸리는 법에도 지면을 할애한다. 사람을 뽑을 때는 유명 기업에서 일했다는 경력보다 실제로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따지라고 조언한다. 그는 “한 번도 고전한 적 없이 ‘로켓선’처럼 성장 가도를 달린 기업 출신은 채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까지 말한다. 회사의 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는지, 아니면 그저 자리에 앉아 있었는지는 그가 일했던 회사 내부에서조차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클릭 히어>의 강점은 이처럼 당장 현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 조언이 책 전체에 빼곡하다는 데 있다. 목표 설정부터, 실험 설계, 조직 구성까지 디지털 마케팅의 거의 모든 과정을 훑는다. 저자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은 목표를 제대로 정하고, 성과를 정확히 측정하고, 실험으로 검증하라는 기본 원칙이다. 화려한 ‘마케팅 비법’을 기대한다면 싱거울 수 있지만, 광고할 곳이 너무 많아 어디에 돈을 써야 할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운 시대에는 기본을 지키라는 말이 가장 실용적인 조언일 수 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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