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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화장품을 아이브 레이가?"…확 달라진 '이 브랜드' [현장+]

입력 2026-10-02 20:10   수정 2026-10-02 20:51

서울 성수동 메인골목 한복판에 위치한 한 팝업스토어 건물. 걸그룹 아이브(IVE) 레이의 대형 화보가 걸리자 길을 지나던 20~30대들이 한번씩 발걸음을 멈추고 간판을 바라봤다. 매장에 들어서니 젊은층 방문객들이 다양한 화장품 구경에 여념이 없다. 한때 홈쇼핑 브랜드로 인식되던 애경산업의 에이지투웨니스(AGE20'S)가 확 달라진 모습이다.

태광그룹에 편입된 애경산업이 에이지투웨니스를 전면 재정비하고 젊은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에센스 팩트’ 단일 제품군에 홈쇼핑 판매, 중장년층 소비자 브랜드로 굳어진 이미지를 벗고 스킨케어 기능을 접목한 종합 메이크업 브랜드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왜 에이지투웨니스는 에센스 팩트를 벗어나지 못했을까.” 지난 1일 성수동 에이지투웨니스 첫 브랜드 팝업 ‘더 에이지투웨니스 하우스(THE AGE20’S HOUSE)’에서 만난 이현정 애경산업 메이크업사업부 상무(사진)는 브랜드 재정비의 출발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상무는 “에센스 팩트가 가진 강점을 제품 하나가 아니라 브랜드 전체의 세계관으로 끌어올리고 싶었다”며 “브랜드와 하나의 아이템이 일치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그 안에 여러 상품이 견고하게 쌓이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애경산업은 2024년부터 에이지투웨니스 리브랜딩 작업에 돌입했다. K뷰티가 해외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에이지투웨니스가 대표 제품 하나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약 1년 전부터 브랜드 세계관과 상품군, 마케팅 전략을 구체적으로 다시 짰다. 새롭게 내세운 브랜드 철학은 ‘스킨 퍼스트 메이크업(Skin First Makeup)’이다. 하나의 품목에 의존하지 않고 제품군을 메이크업 전반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제품 변화가 눈에 띈다. 에이지투웨니스가 지난달 선보인 ‘스킨 퍼스트 히든 프렙 파운데이션 팩트’는 기존의 윤기 나는 글로우 제형 대신 세미매트를 택했다. 겉은 보송하게 표현하면서도 팩트 안에 프렙 에센스를 넣어 매트 제품 특유의 건조함과 들뜸을 줄였다. 립과 블러셔 등 포인트 메이크업 제품군도 확대했다. 립 제품 역시 일반적인 틴트 대신 보습 기능과 자외선 차단 기능을 접목한 립 세럼을 내놨다. 피부를 우선한다는 브랜드 철학을 베이스 메이크업뿐 아니라 색조 전 제품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타깃 고객은 28~34세 여성이다. 그동안 홈쇼핑을 중심으로 판매되면서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고객층이 두터웠다면, 앞으로는 자신의 취향과 메이크업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찾는 20·30대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상무는 “젊어진다는 표현도 맞지만 단순히 나이만 낮추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 고객은 그대로 가져가되 브랜드가 앞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페르소나를 보다 선명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레이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젊은 모델을 앞세워 단순히 이미지만 바꾸기보다 제품과 유통, 콘텐츠까지 한꺼번에 재정비해 새로운 소비자층과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리브랜딩 작업에서 공을 들인 부분은 마케팅이다. 상품 경쟁력에 비해 브랜드를 젊고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능력이 부족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뷰티 크리에이터 기업 레페리와 손잡고 크리에이터 및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 이 상무는 “가장 갈증이 났던 부분은 마케팅”이라며 “상품력은 고객을 실망시키지 않을 자신이 있는데 이를 요즘 소비자에게 어떻게 K뷰티답게 보여줄지가 고민”이라고 전했다.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변화는 해외 사업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 에이지투웨니스는 이미 중국과 일본,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러시아·CIS 등에 진출해 있다. 해외 매출 비중도 전체의 70%를 웃돈다. 국내에서는 홈쇼핑 이미지가 강하지만 해외에서는 틱톡과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중심으로 판매되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고객층이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일본 시장은 글로벌 확장의 교두보다. 이 상무는 "일본은 브랜드가 자리 잡으면 충성도가 높은 시장"이라며 "큐텐(Qoo10)에서 팩트뿐 아니라 립과 선케어 제품까지 좋은 반응을 얻으며 원아이템 브랜드를 넘어설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를 발판으로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러시아에 이어 다음 주 중동 최대 뷰티 전시회 '뷰티월드' 참가를 통해 중동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중국 시장은 해외 사업의 핵심 축으로 유지는 하되 비중은 줄이는 게 목표다. 그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게 아니라 글로벌 사업을 더 키워 중국 비중을 자연스럽게 낮추고자 하는 것"이라며 "국가별 피부톤과 기후, 소비자 특성에 맞춘 현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다양한 피부톤을 고려한 쉐이드 확대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일반의약품(OTC) 기준을 충족한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에이지투웨니슨 팝업은 오는 11일까지 운영한다. 팝업에서는 신제품 라인업을 체험할 수 있으며, 현장 구매 고객에 한해 DIY 키링 체험, 인생네컷 촬영권 등 혜택이 제공된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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