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군사 분쟁에 휘말릴 위험이 커졌다는 독일 정보당국의 공식 진단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르틴 예거 독일 연방정보국 국장은 이날 독일 의회 연례 정보수장 공개 청문회에서 "러시아가 서방을 겨냥한 비공식 '그림자 전쟁'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독일이 러시아와의 무력 분쟁에 연루될 위험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BND는 독일의 해외 정보 수집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예거 국장은 "러시아와의 대치가 한층 더 위험한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짚으며 "현재 독일에 이토록 직접적이고 포괄적이며 구체적인 위협을 가하는 국가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월 독일 동부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서 발생한 드론 폭탄 공격 시도를 대표적 사례로 들며, 해당 사건은 러시아가 벌이는 공작의 단편에 불과하다고 지목했다. 독일 정부는 이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으며, 이후 양국 간 영사관 맞폐쇄 등 외교적 마찰이 이어졌다.
러시아의 공격적 행보 배경에 대해 예거 국장은 "독일이 유럽 내 러시아의 패권적 영향력 확장을 가로막는 핵심 걸림돌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상대로 전면적인 대규모 군사작전을 준비하는 징후는 없으나,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을 겨냥해 저강도 군사 행동을 감행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러시아는 서방 정보당국의 하이브리드전 주장과 나토 공격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어느 누구도 공격할 의사가 없으며, 공격을 받는 경우에만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독일은 우크라이나 지원과 방위력 강화를 병행하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청문회 전날인 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130억 유로(약 20조원) 규모의 추가 군사·재정 지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