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개월 동안 환자 4명이 사망한 인천의 정신의료기관이 시정명령 수준의 행정 처분만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6일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시 미추홀구에 있는 원병원은 지난 3∼4월 3차례 행정 처분을 받았다.
해당 병원은 지난 4월 정신의료기관 정신건강전문요원 수 미충족(정신건강복지법 위반)과 환자에 대한 폭력 행위 예방을 위한 게시물 미게시(의료법 위반)로 각각 시정 명령을 받았고, 지난 3월에는 2024년 회계연도 종료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의료기관 회계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가 의료법 위반으로 시정 명령을 받기도 했다.
앞서 2024년 11월에도 정신의료기관 전문의 수 미충족에 따라 미추홀보건소로부터 동일한 행정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지난 3∼4월 내려진 각 처분은 이 병원에서 환자가 잇따라 사망한 시기와 겹쳤고, 당시 관할 보건소가 병원의 인력 기준 위반 등을 확인하고도 시정 명령만 내렸다는 데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원병원에서는 지난 1∼6월 환자 4명이 심정지나 호흡 정지 상태로 발견된 뒤 사망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원병원은 총 143병상에 연평균 입원환자가 103명으로 집계됐지만, 종사자는 의사 2명(전문의), 간호사 6명, 간호조무사 4명, 임상심리사(정신건강전문요원) 1명 등 20명에 불과했다.
인권위는 이 병원이 매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의료진 없이 간호조무사와 보호사가 환자를 격리·강박하도록 한 것을 무면허 의료 행위로 판단했다.
허 의원은 "병상의 80%가 폐쇄병상인 입원 중심 정신병원이지만, 입원 진료의 질은 공적 평가에서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이날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원병원 병원장을 중대범죄수사청에 고발했고, 미추홀구보건소장에게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복지부 장관에게 정신의료기관의 부당한 격리·강박 관행 개선을 권고했다.
같은 날 인천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도 병원 압수수색을 통해 진료기록을 비롯한 증거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의원은 "인력 기준 위반이 반복되고 환자가 잇따라 숨지는 동안에도 행정 대응은 시정 명령이 전부였다"면서 "복지부는 전국 정신의료기관의 야간 인력 운영과 격리·강박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실효성 있는 처분이 이뤄지도록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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