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모두의 창업’ 플랫폼이 구축 계약 체결 후 불과 13일 만에 문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업계에서 개발에 최소 6개월은 필요하다고 보는 14억원 규모의 플랫폼을 개통하면서 필수 검증 자료인 통합테스트 결과서조차 확보하지 않았다. 사고 이후에도 보안컨설팅이 끝나기 전에 신청 접수를 재개해 사업 전반에서 검증보다 속도를 앞세웠다는 지적이 나온다.계약 체결일을 기준으로 해도 개통까지 1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1기 참여자는 6만2838명에 달했다. 플랫폼 구축은 신한은행이 개발업체와 계약하는 민간 협력 방식으로 추진됐다. 창업진흥원은 계약 체결 전인 3월 5일 업체명을 트리플오스, 사업금액을 14억5000만원으로 명시한 과업지시서를 신한은행에 전달했다.
보안업계에서는 계약과 개통 사이의 간격이 이례적으로 짧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다 만들어 놓은 것을 납품하지 않는 이상 13일 만에 14억원짜리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 정도 규모의 개발이라면 최소 6개월 정도는 필요한 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쟁입찰 없이 수의계약을 맺은 점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이런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업체는 여러 곳”이라며 “특정 업체만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닌데도 경쟁입찰을 거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개통 전 검증 자료도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진원은 구 의원실의 통합테스트 결과서 제출 요구에 “테스트는 진행했지만 별도 자료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창진원이 작성한 과업지시서에는 주요 기능 개통 전 테스트를 실시하고 통합테스트 결과서를 최종 산출물로 제출하도록 명시돼 있다. 테스트를 진행했다면서도 주요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확인할 결과서는 확보하지 않은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플랫폼을 빠르게 구축한 점을 성과로 평가해 지난 6월 담당 태스크포스(TF)에 특별성과 포상금 3700만원을 지급했다. 구 의원실이 확보한 포상 추천서에는 전략회의와 사업 대외 발표 후 약 두 달 만에 플랫폼을 구축한 점이 주요 성과로 기재됐다.
또 다른 보안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컨설팅을 받은 뒤 일정 기간 보완을 거쳐 서비스를 여는 게 맞다”며 “컨설팅이 끝나는 시기에 맞춰 바로 신청을 받았다면 결과를 반영해 수정·보완할 시간이 언제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구자근 의원은 “대통령 역점사업이라는 이유로 계약과 검증을 뒤로 미루고 개통부터 서두른 것은 기본적인 사업 관리조차 놓친 것”이라며 “국민의 개인정보와 창업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플랫폼에서 안전보다 속도를 앞세운 책임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 의원은 "빠른 구축을 성과로 인정해 지급한 포상금도 취소를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다연/이광식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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