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동, 강남, 홍대 등 서울 핵심 상권 중심으로 국내 시장에 발을 들여온 중국 식음료(F&B) 브랜드들이 이제 백화점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젊은 소비자층 사이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얻은 데 이어 대형 유통시설로 출점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식음료를 핵심 집객 콘텐츠로 키우고 있는 백화점 업계의 전략과 맞물리면서 중국 외식 브랜드의 한국 시장 공략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훠궈 브랜드 하이디라오는 지난 1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신규 브랜드 ‘훠궈 하이파이브’ 1호점을 열었다. 하이디라오가 새롭게 선보인 1인 전용 훠궈 브랜드다. 여럿이 함께 먹던 기존 훠궈의 메뉴 구성과 이용 방식을 간소화해 혼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한 매장이다. 새 브랜드의 첫 점포를 백화점에 냈다는 점에서 기존 가두점 위주였던 출점 방식과 차이를 보인다.롯데백화점이 이달 말 청량리점 일부 공간을 재단장해 선보이는 복합쇼핑몰 ‘롯데몰 청량리’에도 하이디라오가 입점할 예정이다. 브랜드 측은 현재 공고를 내고 신규 매장에서 근무할 인력 채용에도 나선 상황이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명동 본점과 잠실점, 영등포점 등 주요 점포에서 하이디라오 팝업스토어를 선보였으며 올해도 부산본점과 광주점 등 5개 점포에서 팝업을 진행했다.
하이디라오는 2014년 국내 첫 매장을 연 이후 젊은 소비자층 수요를 끌어모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디라오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202억3800만원으로 전년(약 109억6400만원)보다 84.6%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약 780억5300만원에서 약 1177억4900만원으로 50.9% 늘었다. 지난해 기준 11개 매장만으로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이다.
이전까지 주요 상권에서 개별 매장을 중심으로 몸집을 키웠다면 최근에는 백화점 입점과 팝업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데 힘을 싣는 모습이다. 그간 확보한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출점 채널을 다변화하며 시장 내 입지를 굳히려는 행보로 읽힌다.
백화점으로 보폭을 넓히는 건 하이디라오뿐만이 아니다. 중국 밀크티 브랜드 차지도 지난 4월 국내 진출을 본격화한 이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 핵심 점포에 잇달아 매장을 냈다. 중국 티 브랜드 차백도 역시 올해 신세계백화점 대구점과 대전점에 입점한 데 이어 이달 1일에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매장을 열었다.
백화점 정규 매장 입점은 단기 팝업보다 문턱이 높다. 식당가 등에 들어서는 정규 매장은 통상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는 만큼 백화점 측에서도 브랜드의 자금력과 안정적인 운영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기 때문이다. 한때 ‘반짝 유행’에 그칠 것으로 여겨졌던 중국 외식 브랜드가 국내 주요 유통 채널에 정규 매장을 낼 정도로 존재감이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팝업은 유행이나 온라인 화제성 등을 고려해 단기간 운영할 수 있지만 정규 매장은 장기 계약인 만큼 검토 기준이 더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최근 백화점 업계가 식품관을 전면 재단장하는 등 식음료 콘텐츠 강화에 나선 점도 이들 전략과 맞아떨어진다. 단순 상품 판매만으로는 고객 발길을 끌기 어려워지면서 백화점들은 F&B를 핵심 집객 콘텐츠로 키우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이미 이름을 알린 브랜드는 국내 젊은 소비자층 중심으로도 인지도가 형성돼 새로운 ‘집객 카드’로 활용하기 좋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중국 식음료 브랜드들이 자국 시장에서 활용해 온 출점 전략을 한국 시장에 그대로 이식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는 “하이디라오와 차지 등은 중국에서도 백화점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에서도 백화점 입점을 통해 브랜드의 고급화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차와 음료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브랜드는 백화점을 통해 기존 젊은층뿐 아니라 40~50대 여성 등으로 소비층을 확대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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