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가구 판매 업체 RTA스토어가 최근 ‘인공지능(AI) 마케팅’에 1만5000달러를 투자했다. 챗GPT 추천 목록에 자사 제품이 잘 뜨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다. 이를 해결하고자 RTA스토어는 마케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인간 고객에게 통하던 ‘감성 마케팅’ 대신 AI에 구체적이고 방대한 제품 설명을 제공하기로 했다.
13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AI 에이전트에 더 많이 노출되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바꾸는 기업이 늘고 있다. AI의 관심을 끌려면 감성보다 논리를, SNS 콘텐츠보다 신뢰도 높은 신문 등 언론 기사를 더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인간 소비자보다 더 방대한 정보를 읽고 사실에 충실하며 통계가 많이 담긴 콘텐츠를 선호하는 AI 에이전트 특성 때문이다. 제품 홍보가 AI 에이전트에 잘 노출되도록 돕는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 스타트업 게이지의 케일리언 반스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살펴볼 만한 여러 경로에서 기업에 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기업 웹사이트도 이젠 AI가 막힘없이 둘러볼 수 있어야 한다. GEO 스타트업 뉴제너레이션은 AI 에이전트가 웹사이트를 탐색하는 과정을 모의실험해 점수를 낸다. AI 에이전트가 어떤 작업을 수행할 수 있고 어디에서 막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막히는 부분이 발견되면 코드를 AI 친화적으로 수정한다.
AI 접근을 막는 기술 장벽도 허물어야 한다. 조너선 아레나 뉴제너레이션 CEO는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려는 고객의 AI 에이전트가 신청서 작성 사이트에 접근하지 못해 작업에 실패한다면 고객 한 명을 놓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홍보(PR)업계는 언론을 통해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것이 다시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기자를 거치지 않고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역전됐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업계 전문지, 지역 언론 등 영향력이 크지 않은 매체도 AI의 중요한 정보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글로벌 PR 회사 에델만의 브라이언 부크월드 전략총괄은 “언론 보도, 기업이 소유한 콘텐츠는 AI가 브랜드를 설명하는 방식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단기간에도 AI 답변에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PR 소프트웨어 기업 먹랙이 올해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PR 전문가 중 55%는 “AI 생성 답변에 제품을 노출시키려면 언론 매체 보도를 활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AI 검색만 하고 웹사이트는 방문하지 않는 ‘제로 클릭’ 트렌드도 한몫한다.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 조사에 따르면 제로 클릭으로 세계 웹사이트의 자연 유입 트래픽은 최대 25% 감소했다. 미국 마케팅 대행사 바버리안그룹의 제프 블랙먼 매니징디렉터는 “앞으로는 AI 채팅 화면에서 ‘구매’만 누르는 일이 점점 많아질 것”이라며 “(AI 마케팅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노출조차 되지 못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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