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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보다 싼데 왜"…1년 넘게 빈집 수두룩한 '이곳'

입력 2026-10-15 08:10   수정 2026-10-15 08:12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1조6000억원 넘게 투입해 사들인 '든든전세주택' 10채 중 8채가량이 입주자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매입부터 입주자 모집까지 걸리는 기간도 사업 초기보다 3배 이상 길어지면서 공급 지연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5월 사업 시작 이후 올해 9월까지 HUG가 매입한 든든전세주택은 총 8174호다.

취·등록세 등을 포함한 매입 비용은 1조6253억원에 달하지만, 실제 입주가 끝난 주택은 1862호(22.8%)에 그쳤다.

든든전세주택은 HUG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로 대신 보증금을 돌려준 주택을 경매 등을 통해 낙찰받아 무주택자에게 임대하는 사업이다. 소득이나 자산 제한 없이 입주자를 모집하며, 주변 시세의 90% 이하 보증금으로 최장 8년간 거주할 수 있다.

하지만 매입 실적에 비해 실제 임대공급과 입주 실적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

매입한 주택을 실제 공급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절차도 상당 부분 지연되고 있다. 전체 매입 주택 가운데 기존 점유자의 퇴거 등 명도 절차가 마무리된 곳은 6158호(75.3%)였다. 최초 수선·정비를 마친 주택은 3765호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46.1%에 불과했다.

입주자 모집에 걸리는 시간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주택 매입 이후 모집공고까지 평균 133일이 소요됐던 2024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267일, 올해는 410일로 늘었다. 2년 사이 소요기간이 3배 이상 길어진 셈이다.

HUG는 사업 초기 명도가 빠르게 끝나고 내부 상태가 양호한 주택부터 공급하면서 평균 소요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다고 설명했다. 매입 이후에도 소유권과 점유권 확보, 하자보수, 입주자 모집 및 자격 검증, 계약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해 실제 입주까지 시차가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공급이 늦어지면서 빈집도 쌓이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매입 후 입주가 완료되지 않은 주택은 6312호다. 이 가운데 입주자 모집공고를 냈지만 입주자를 구하지 못해 재공고를 기다리는 주택은 348호로 집계됐다. 특히 278호는 6개월 넘게 비어 있는 상태다. HUG는 윗집 누수와 외벽·옥상 등 공용부 하자를 주요 공실 원인으로 설명했다.

매입 주택은 수도권에 집중됐다. 전체 8174호 중 8098호(99.1%)가 수도권에 위치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연립·다세대주택이 4341호(53.1%)로 가장 많았고, 오피스텔 3520호(43.1%), 아파트 237호(2.9%) 순이었다.

정 의원은 "전세사기 피해 회복을 위해 시작한 사업이 매입 실적만 쌓이고, 정작 국민이 들어가 사는 집은 매입 물량의 4분의 1도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매입 물량이 더 늘어날 텐데, 주택을 사들이는 실적만큼 실제 입주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도 지연과 하자보수, 입주자 모집 및 계약 등 단계별 병목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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