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선수협 등에 따르면 내년 1월7일부터 2월5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될 예정인 '2027 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선수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에선 군사적 긴장과 안보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데 사우디 주요 시설이 공격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특히 대회 주요 개최지인 리야드의 국제공항이 공격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이동과 체류 과정에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근호 선수협 회장은 "대회를 불과 몇 달 앞둔 상황에서 개최국을 향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라며 "우리 대표팀을 비롯해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의 안전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선수협은 대회 개최 자체보다 선수와 축구팬의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제 대회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안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기존 계획을 고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아시안컵은 선수들이 국가의 명예를 걸고 뛰는 영광스러운 무대지만, 그 어떤 대회의 가치도 선수와 축구팬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들의 안전을 충분히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대회 개최 여부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선수협은 대한축구협회·AFC에도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대회가 열릴 지역의 안전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선수들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훈기 선수협 사무총장은 "대한축구협회는 AFC에 개최 지역의 안전 상황에 대한 면밀한 점검과 실효성 있는 보호 대책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며 "AFC 역시 선수들의 안전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회 일정이나 개최 방식의 변경 가능성도 거론했다. 김 사무총장은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면 대회 일정이나 개최 방식의 변경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선수협이 당장 대회 취소나 개최지 변경을 요구한 것은 아니다. 개최국의 안보 상황을 점검한 뒤 선수들의 안전을 충분히 보장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일정과 개최 방식 등을 포함한 대응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선수협은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및 각국 선수협회와 공조해 선수 보호를 위한 대응에도 나설 계획이다. 국내 차원의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 선수 보호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선수의 생명과 안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타협할 수 없는 기본적인 권리"라며 "FIFPRO를 비롯한 각국 선수협회와 긴밀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국제적인 연대를 강화해 선수들의 안전이 최우선으로 고려되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했다.
선수협은 대회 개최 전까지 FIFPRO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선수협회들과 현지 안보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선수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도 논의할 방침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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